부동산 침체·지방정부 부채·내수 부진… 中경제 ‘3중고’ [2024 신년기획-세계 경제 전망]

이우중 2024. 1. 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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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특이한 나라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2024년에 본격 침체기로 들어설 경우 글로벌 경제 지형에서 가진 위치 때문에 그 파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2024년 경제 전망을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중국 경제는 외부 수요 둔화, 부동산 부문의 문제, 지방 정부 부채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새 위협이 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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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中신용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경제 규모 세계 2위… 불황 땐 세계가 휘청
中정부 “새해 경제정책은 성장·안정 조화”

중국은 특이한 나라다. 세계 1위 수출국이자 세계 2위 경제 대국(2022년 기준)이지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다. 이 나라 경제 상황이 지난해 여러 곳에서 침체 시그널을 보내는 등 심상치 않았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2024년에 본격 침체기로 들어설 경우 글로벌 경제 지형에서 가진 위치 때문에 그 파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2024년 경제 전망을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중국 경제는 외부 수요 둔화, 부동산 부문의 문제, 지방 정부 부채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새 위협이 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같은 달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지방 정부 부채 증가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 시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 각종 부양책과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섰으나 소비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제조업 부진 등의 총체적 난국 상황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안정과 성장’을 강조한 2024년 경제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 매년 12월 중순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정책 결정자와 국영기업 대표 등 수백명이 모여 이듬해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비공개회의다. 이 회의에서는 이듬해 경제성장률 목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되지는 않았다. 확정 성장률 목표치는 3월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리창 총리가 제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전년과 비슷한 5% 수준으로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중국 남성이 지난 2021년 12월 에버그란데가 지은 베이징의 한 아파트 주택 단지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회의는 2024년 경제 기조로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며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뜻의 ‘온중구진(穩中求進)·이진촉온(以進促穩)·선립후파(先立後破)’를 제시했다. 성장·안정의 조화와 함께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들을 바로잡겠다는 의미로, 특히 부동산 문제와 지방 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회의에서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내수 부진, 소비 부진, 부동산과 지역 부채 위험 등을 인정했다”고 짚었다.

지난해 말 공개된 관련 지표가 올해 중국 경제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2월15일 중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0.1%, 산업생산은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지표는 예상치인 12.5%보다 다소 낮았다. 다만 한 자릿수 대 증가율에 머문 6∼10월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이다. 공장 등의 생산량을 나타내는 산업생산은 6.6%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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