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비판 속 얼음도 안 얼고…물고기 잡는 겨울축제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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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송어축제가 개막한 데 이어 홍천강 꽁꽁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 얼음판 위 물고기 낚시를 주제로 한 겨울축제가 잇따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대신 인제군문화재단은 하반기에 빙어호에서 캠핑과 물을 주제로 한 여름축제를 열기로 하는 등 물고기 낚시 위주의 겨울축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향의 축제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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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송어축제가 개막한 데 이어 홍천강 꽁꽁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 얼음판 위 물고기 낚시를 주제로 한 겨울축제가 잇따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얼음이 얼지 않아 운영에 차질을 빚는데다 동물학대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면서 겨울축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겨울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평창송어축제가 지난 29일 개막했다. 2007년부터 이어온 이 축제는 개막 직전까지도 역대 최악의 방문객 수(20만3599명)를 기록한 2019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긴장해야 했다. 12월 들어 영상의 기온이 계속되고 역대급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얼음 낚시터 대부분이 녹아 어쩔 수 없이 개막을 12월22일에서 29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평창송어축제는 2016년과 2019년에도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강이 제대로 얼지 않아 개막을 연기한 바 있다. 최기성 평창송어축제위원장은 “얼음 두께가 최소 20㎝ 이상 돼야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축제장인 오대천 결빙이 늦어져 부득이하게 안전을 위해 축제 개막일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홍천강 꽁꽁축제의 체험장에는 강 위에 플라스틱 부교와 강 옆에 루어 낚시터가 설치됐다. 이상고온이나 폭우 등으로 얼음판이 얼지 않을 것을 대비한 선제 조처다. 홍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얼음 두께가 최소 20㎝ 이상 나와야 안전한데 현재 6곳의 얼음 두께가 17㎝ 정도 수준”이라며 “남은 기간 최대한 얼려보겠지만 일단 안전을 위해 개막식 때는 얼음 낚시가 아니라 부교와 실내 위주로 낚시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겨울축제의 원조’로 유명한 인제빙어축제는 아예 축제를 취소했다. 이번 겨울 인제 지역에는 예년에 견줘 3배 이상 많은 비가 내리고 포근한 날씨 탓에 얼음판을 얼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인제군문화재단은 하반기에 빙어호에서 캠핑과 물을 주제로 한 여름축제를 열기로 하는 등 물고기 낚시 위주의 겨울축제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향의 축제를 만들기로 했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기상 여건 탓에 불가피하게 인제빙어축제를 열지 못하게 돼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이번 위기를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새로운 대안 축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물권 인식이 확산하면서 물고기 낚시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축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등은 2019년부터 산천어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코로나19라는 희대의 인수공통전염병을 경험하고도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등 감염 우려가 큰 축제를 강행하고 있다. 언제까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으로 생명 경시 풍조에 일조하는 동물학대 행사를 이어갈 것인가. 시대·사회적 흐름을 거스르는 부끄러운 ‘살상축제’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겨울축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영심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고,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특히 기후위기를 겪으며 환경을 생각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 맞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겨울축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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