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책상 쾅' 권영민 퇴장 "흥분했다, 다음엔 안 그럴 것" 그러나 하승우 '분노의 킥'까지... 판독 논란 대체 어땠기에

인천=안호근 기자 2024. 1.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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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왼쪽에서 2번째)이 1일 대한항공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사진=KOVO
강한 어조로 어필하는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사진=KOVO
감독은 불필요한 행동으로 퇴장을 당했고 선수는 더 볼썽 사나운 장면을 남겼다. 수원 한국전력이 승리에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한국전력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0-25, 25-23, 25-22, 23-25, 15-13)로 이겼다.

163분 간 펼쳐진 치열한 승부에서 상위팀을 잡고 승점 2를 보탰다. 10승 10패(승점 29)로 균형을 맞추며 3위 대한항공(승점 35)을 쫓았고 상대 전적도 2승 2패로 맞췄다.

승리에도 돌아봐야 할 장면이 있었다. 1세트를 내주고 2,3세트를 가져오며 기분 좋게 맞이한 4세트에도 앞서가던 한국전력은 14-10에서 추격을 허용했다. 17-16에서 문제의 상황이 나왔다.

대한항공 한선수의 서브가 리시브를 하려던 서재덕과 임성진 사이로 향했다. 둘 모두 리시브 동작을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라인을 벗어날 것이라고 판단했고 결국 피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심판의 만류에도 항의를 이어가는 권영민 감독(가운데). /사진=KOVO
망연자실해 하는 한국전력 하승우(가운데)와 임성진. /사진=KOVO
그러나 심판은 판정은 수비 터치아웃. 한국전력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그림으로 확인했을 때 공의 경로가 변한 것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임성진의 팔에 명확히 맞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도 힘들어보였다. 결국 최종 판정은 판독 불가, 원심 유지였다.

권영민 감독은 분노했다. 곧장 비디오 판독관에게 다가가 따져 묻기 시작했다.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확실히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왜 판정 불가인지, 앞선 비디오 판독 때와 무엇이 다르다며 격하게 어필했다.

경기 후 한국전력 리베로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도 "사이드 아웃이 돼야 하는 장면에서 리시브 터치아웃이 나왔다. 그 판정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말할 만큼 한국전력 선수들도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어필 과정에서 권 감독이 책상을 내리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최재효 주심은 권 감독을 향해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세트 퇴장.

권 감독은 코트 밖 관중석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려 했지만 심판진의 권유에 따라 라커룸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단은 급격히 흔들렸고 4세트를 내줬지만 권 감독이 다시 돌아온 5세트 값진 승리를 챙겼다.

권영민 감독에게 세트 퇴장 명령을 내리는 최재효 주심. /사진=KOVO
심판진과 함께 코트를 벗어나는 권영민 감독. /사진=KOVO
관중석 앞에서 경기를 지켜보려는 권영민 감독(왼쪽)에게 심판진이 라커로 이동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KOVO
경기를 마친 권영민 감독은 "퇴장은 오늘이 (현역 시절 포함) 처음이다. 퇴장까지 줄 줄은 몰랐다"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항의는 할 수 있지만 너무 흥분한 상황에서 테이블을 쳤으니 충분히 (퇴장을) 받을 만했다. 대응을 해야 하는데 반응을 보였다"고 반성했다.

물론 억울함도 있었다. 권 감독은 "보는 사람마다 생각이 있겠지만 선수들이 안 맞았다고 했고 화면상에도 안 맞은 것처럼 나왔는데 경기 위원관은 정확히 볼 수 없어 판독 불가라고 했다"며 "그래서 흥분했다. 그러면 안 됐는데 한 점이 중요했고 넘어가면 큰 점수라고 생각했다. 다음엔 안 그러겠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감독의 행동에 선수도 영향을 받은 것일까. 한국전력은 이후 흔들렸고 4세트 18-19에서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의 오픈 공격이 조재영에게 막혔다. 이후 튀어나온 공을 한국전력 세터 하승우가 발로 걷어 찼다. 이 공은 애꿎은 볼보이에게 향했다. 다행이도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 공에 맞고 다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다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선수의 화풀이에 볼보이가 피해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도 하승우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권 감독은 "나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득점 하나하나에 승패가 갈리고 세트가 이기고 지고 하니까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어디 분출할 곳은 있어야 하지 않나. 바닥에 공을 때리는 등 이런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하승우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오해가 있었다. 코트를 떠나 있었기에 하승우의 행동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것. 취재진의 설명에 "저는 못 봤다. 그런 행동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4세트 권 감독 퇴장 후 타이스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자 공을 걷어차는 하승우(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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