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모든 목표 이뤄 미련 없지만…은퇴 '선언'은 아직" [신년인터뷰③]

권혁준 기자 2024. 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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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선수' 박인비(36·KB금융그룹)는 사실 부러울 것이 없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적을 쌓은 박인비는, 스스로도 "선수로서는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고 말한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내가 있는 그룹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아직도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만약 나간다면 '역시 박인비'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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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선수 박인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올림픽 金"
"여전히 지는 것은 싫어…대회 나간다면 무조건 1등 목표"
박인비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던 모습.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골프선수' 박인비(36·KB금융그룹)는 사실 부러울 것이 없다. 선수로서 취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미 이뤘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메이저 3연승을 포함해 그 해에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6승을 쓸어담았다. 2015년에는 여자 골프 역대 7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이듬해인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116년만에 부활한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쌓았다.

LPGA투어 통산 21승에 메이저 7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도 4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3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승까지. 게다 2016년엔 최연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도합 106주간 세계랭킹 1위(누적 5위)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적을 쌓은 박인비는, 스스로도 "선수로서는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고 말한다.

그는 "내가 꿈꿨던 것, 목표로 삼았던 것 그 이상을 다 이뤘다"면서 "그래서 사실 출산까지 한 지금 상황에서는 다시 예전처럼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인비가 2015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모습. ⓒ 로이터=News1

박인비는 임신을 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공식 대회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실상 예전처럼 '풀시즌'을 뛰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LPGA, KLPGA투어 모두 영구시드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은퇴'를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은퇴를 단정짓기에는 아직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마음 속에 남아있다"면서 "은퇴를 선언한 뒤 다시 경기를 뛰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언제나 빛났던 선수 생활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는 당시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해 금메달을 따고 '골든 슬램'을 일궜다.

박인비는 "올림픽 남자 골프 시상식을 보면서 뭉클함을 느꼈고, 나도 시상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동안 나갔던 어떤 메이저대회보다도 동기부여가 됐고 엄청난 정신력이 발휘된 것 같다. 그렇게 따낸 금메달의 성취감은 정말 크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박인비가 여전히 '은퇴'를 망설이는 이유, 그리고 섣불리 대회에 나서지 않는 이유 모두 강한 승부욕과 연결돼 있다.

박인비가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내가 있는 그룹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아직도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만약 나간다면 '역시 박인비'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대회에 출전한다면 당연히 1등을 하고 싶다.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고 싶지 않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세리,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보며 꿈을 키웠던 박인비는 이제는 스스로가 많은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만큼 책임감은 더욱 커진다고 했다. 박인비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그만큼 모범적으로 행동해야한다"면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고민하면서 책임감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건냈다. 그는 "겁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젊은 나이일 때 가능한 것"이라며 "한국 골프는 여전히 미래가 밝다.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세계적인 무대에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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