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의 3점포, 삼성이 끝까지 질주했던 원동력

손동환 2024. 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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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189cm, G)의 3점이 승부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서울 삼성은 지난 2024년 1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SK에 76-80으로 졌다. 김효범 감독대행 체제 후 첫 연승 실패. 5승 22패로 3라운드를 종료했다.

삼성의 핵심은 코피 코번(210cm, C)이다. 코번은 피지컬과 힘, 골밑 마무리 능력을 지녔다. 상대의 협력수비에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코번을 경계한다.

삼성 국내 선수들이 코번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삼성의 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즉, 삼성 외곽 자원들의 슈팅이 터진다면, 코번의 골밑 위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뜻. 은희석 삼성 감독도 그 점을 생각했다.

그러나 삼성은 코번과 국내 선수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지 못했다. 3점을 던질 수 있는 어린 선수들(신동혁-조준희 등)이 이탈했고, 코번의 프론트 코트 파트너인 이원석(206cm, C)도 생각만큼 해주지 못했기 때문.

그래서 이정현(189cm, G)이 많은 걸 해야 했다. 삼성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평균 두 자리 득점(경기당 10.2점). 하지만 이정현도 상대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현이 외곽에서 풀어줘야 한다. 삼성의 유일한 외곽 옵션이기 때문.

게다가 코번과 이원석이 동시에 이탈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을 입었기 때문. 그런 이유로, SK 수비는 이정현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래서 이정현의 부담이 더 컸다.

그러나 이정현은 SK의 압박수비를 역이용했다. 그리고 SK 수비 진영을 잘 살폈다. 또, 이스마엘 레인(202cm, F)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공격 중심을 잘 잡아줬다.

수비 역할도 작지 않았다. 특히, 백 코트 과정에서 그랬다. 상대의 빠른 흐름을 파울로 차단. SK에 상승세를 허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삼성은 1쿼터에 SK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

이정현은 2쿼터 시작 1분 39초 만에 하이라이트 필름을 도왔다. 하이 포스트에 있는 레인에게 볼을 투입했고, 볼을 받은 레인이 돌파에 이은 원 핸드 덩크를 작렬한 것.

그리고 이정현은 매치업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그 결과, 왼쪽 윙에서 3점 작렬. 밀렸던 삼성은 동점(26-26)을 만들었다.

이정현이 풀리자, 김시래(178cm, G)의 공격 공간도 넓어졌다. 드리블 이후 자유투 라인에서 백 보드 점퍼. 김시래도 살아났기에, 삼성이 공격 흐름을 더 잘 탈 수 있었다.

또, 레인이 이정현을 도와줬다. 페인트 존에서 이정현에게 킥 아웃 패스. 볼을 받은 이정현은 슛 페이크로 최원혁(182cm, G)을 날렸다. 노 마크 찬스 형성. 여유롭게 3점을 꽂았다. 삼성은 33-31로 앞섰다.

하지만 이정현이 2쿼터 종료 3분 24초 전 벤치로 물러났고, 삼성은 이정현 없는 3분 24초를 지키지 못했다. 34-43으로 전반전 종료. 이정현의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이정현은 3쿼터 시작하자마자 3점을 성공했다. 3점 라인과 한참 먼 곳에서 성공했기에, 이정현의 임팩트는 더 컸다.

이정현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수비 성공을 확인한 후, 왼쪽 사이드 라인으로 빠르게 질주. 최승욱(193cm, F)의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삼성과 SK의 간격을 ‘3’(42-45)으로 좁혔다. 삼성의 상승세를 극대화했다.

이정현이 3점을 연달아 성공하자, 다른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김시래는 물론, 최승욱(193cm, F)과 레인, 신동혁(193cm, F)의 3점까지 터졌다. 3점을 연달아 넣은 삼성은 3쿼터 종료 47.6초 전 동점(58-58)을 만들었다.

상승세를 탄 삼성은 이정현에게 휴식 시간을 줬다. 이정현 없이 경기를 치렀음에도, 경기 종료 7분 53초 전 62-60으로 역전했다. 경기를 뒤집은 삼성은 이정현을 재투입. 승부처를 지배하고자 했다.

이정현은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2대2로 자밀 워니(199cm, C)와 미스 매치를 만든 후, 워니 앞에서 슈팅 동작. 그리고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3점 라인 밖에서 슈팅 동작을 취했기에, 자유투 3개. 3개 모두 림으로 꽂았고, 삼성은 65-60으로 앞섰다.

그렇지만 이정현은 경기 종료 4분 20초 전 4번째 파울을 범했다. 그리고 삼성 수비가 워니와 오세근(200cm, C)을 막지 못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정현은 3점 5개를 포함, 18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음에도 웃을 수 없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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