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7.6 규모 강진…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
“대형 쓰나미 경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
‘서있기 불가능’ 진도 7은 2018년 9월 후 처음
남쪽 반대편 도쿄서도 진동 감지
“원전 이상 없어” 발표
3만가구 정전·9만여명 피난…4명 사망·30여명 부상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새해 첫날인 1일 일본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지진의 규모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대지진(7.3)보다 컸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6분께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 지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을 시작으로 밤까지 주변 지역에서 수십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 특히 오후 4시 10분께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최대 7.6에 달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동북동쪽 30㎞ 부근으로 진원 깊이는 매우 얕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지역에 대해 최고 높이 5m의 쓰나미 발생이 예상된다며 한때 ‘대형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또 후쿠이·사도·도야마 현 등에도 ‘쓰나미 경보’를, 홋카이도와 돗토리현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를 각각 내리는 등 동해쪽에 접한 일본 북부 연안에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를 광범위하게 발령했다.
교도통신은 이 같은 대형 쓰나미 경보 발령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발령된 ‘대형 쓰나미 경보’는 오후 8시30분께 ‘쓰나미 경보’로 단계가 완화됐다. 현재까지 관측된 쓰나미 높이는 이시카와현 와지마항이 1.2m를 넘는 수준이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도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로 나뉜다. 진도 7의 흔들림은 2018년 9월 홋카이도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이번 지진은 피해가 집중된 이시카와현에서 남쪽으로 반대편인 도쿄의 고층 빌딩 안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강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간, 특히 2∼3일은 최고 진도 7이상의 지진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계속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 발생 후 관저 위기관리 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피해자 구조 등 재해응급 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현 시점에서 원전에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노토 반도는 지난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나는 등 최근 지진이 활발한 지역이다. 2007년 3월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났고, 2018년 소규모 지진 활동이 확인된 후 2020년 12월부터는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사이타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조에쓰 신칸센 등의 운행이 중단되고 니가타 공항 등의 항공편도 결항됐다. 산사태나 도로 파괴 등으로 일부 도로의 통행도 중단됐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약 3만2500가구에 정전도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이시카와현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교도통신은 후쿠이·돗토리·아키타·후쿠오카·사가현 등 9개현에서 9만7000여명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시카와현 소방당국에는 주택, 건물 파괴가 30여건 신고됐으며 화재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로는 4명이 사망했으며 30여명이 다쳤다고 교도통신이 2일 이시카와현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직 정확한 피해 내역이 집계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NHK는 “파괴된 가옥에 갇힌 피해 주민의 구조 요청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자체와 협력하면서 자위대 등과 함께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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