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뒷걸음진 친 소비…새해 내수 침체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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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품 소비가 20년 만에 뒷걸음질을 친 것으로 확실시 된다.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출은 활기가 돌고 있지만, 경기 바로미터 격인 내수는 고금기·고물가·고율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에 풀린 줄 모른 채 잔뜩 얼어 붙은 상황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가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차량연료·화장품 등의 비내구재도 1.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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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품 소비가 20년 만에 뒷걸음질을 친 것으로 확실시 된다.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출은 활기가 돌고 있지만, 경기 바로미터 격인 내수는 고금기·고물가·고율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에 풀린 줄 모른 채 잔뜩 얼어 붙은 상황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가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106.6(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런 추세를 바꿀 만한 특별한 변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연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현실화 할 경우 연간 소비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1%) 이후 처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기준 전년 누계 대비 증감률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 0.1%에서 이듬해 5.7%로 뛰었다가 2022년 0.0%로 보합 수준을 보였다. 재화별로 살펴보면 의복,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가 2.3% 줄어 2020년(-12.0%)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차량연료·화장품 등의 비내구재도 1.7% 줄었다. 감소 폭은 1998년 9.1% 줄어든 이래 가장 컸다.
다만 1년 이상 쓸 수 있는 고가 상품인 승용차 등의 내구재는 0.1% 늘었다. 2022년(-2.9%)보다는 나아졌지만, 2020년(11.6%)과 2021년(6.7%)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개인 및 소비용 상품을 일반대중에게 판매하는 약 2천700개 표본 사업체를 조사해 산정된다.
코로나19 종식으로 회복이 기대됐던 화장품 판매가 여전히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은 1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공포가 최고조에 달해 첫 통계 작성(2009년 1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3월(1843억 원)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
화장품 제조사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화장품 수요 둔화가 지속돼 단기간 내 성장세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고물가의 여파로 약 146만 명 회원이 가입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영업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17.79로 지난해 11월보다 7.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의 두 배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한 자영업자는 "연말에 단체 손님이 줄고 주류 매출조차 감소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번화가 외의 동네 상권은 고사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고금리·고물가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 ‘빙하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긴축 기조가 얼마나 길어질지를 묻는 질문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이고 현실적으로는 (6개월보다) 더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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