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영자디, 청리자…국적불명 아파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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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디, 이아자, 청리자. 언뜻 MZ세대들의 신조어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이름이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 단지명은 대부분 이렇게 동네 이름에 아파트 브랜드명, 단지 특성을 딴 펫네임을 조합한 형태다.
실제 서울시가 작년 말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파트 이름이 어려워 비슷해 집을 찾는 데 헷갈린 적이 있다"는 응답이 7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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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디, 이아자, 청리자…. 언뜻 MZ세대들의 신조어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이름이다. '영등포자이디그니티' '이문아이파크자이' '청계리버뷰자이'를 실수요자들이 편하게 세글자로 줄여 부르고 있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 단지명은 대부분 이렇게 동네 이름에 아파트 브랜드명, 단지 특성을 딴 펫네임을 조합한 형태다. 브랜드명과 펫네임이 대부분 외국어다보니 한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외국어를 합성해 만든 완전 새로운 단어를 펫네임으로 쓰는 게 유행이다.
서울에서 가장 긴 단지명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건설사 2곳의 브랜드명에 퍼스트(First)와 티어(Tier)의 합성어를 조합했다. 어원을 듣기전엔 뜻을 짐작하기도 힘들다.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시장에서는 정작 '개포 디퍼아'로 불린다. 사실 시장은 짧고 간결한 이름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가 작년 말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파트 이름이 어려워 비슷해 집을 찾는 데 헷갈린 적이 있다"는 응답이 74%를 차지했다. "외국어 이름이 어렵다"는 응답도 72.3%에 달했다.
서울시가 아파트명 개선작업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시는 최근 아파트 이름을 짧고 쉽게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어려운 외국어·펫네임 사용 자제' '최대 10자 내외' 등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집 찾기 어렵게 하려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단지명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집이 일반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자산이어서다. 내 전재산이 더 가치있어 보이길 바라는 욕심이 담겼다. 한 건설사 임원은 "담당 사업장의 조합장이 단지명 개선 작업의 취지가 참 좋다고 하길래 우리 단지에도 적용하쟀더니 그건 곤란하다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결국 짧고 간결한 아파트가 더 가치있어보일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 한 건설사가 선보인 신규 브랜드 광고 메시지는 반갑다. 펫네임 문화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화려하게 포장된 이름이 아닌 '주거의 가치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서울시 토론회에서 공동주택 명칭 동참 선언문에 사인을 한 건설사는 총 9곳이다. 그들의 다음 행보를 기다려본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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