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전기차 가는 길…"하이브리드가 닦아줄게"[전기차 대중화②]

이동희 기자 2024. 1. 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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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첫 30만대 돌파…경유차도 넘어
'고난도' 하이브리드 계속 성장 전망…"전기차 전환기, 완충 역할"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주행 모습.(기아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문턱에 접어들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등으로 전기차 대중화가 주춤한 사이 소비자의 관심은 하이브리드차로 쏠려서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를 비롯한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첫 30만대 돌파…경유차도 제쳤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3만5211대를 기록하며 1년 전 같은 기간 23만2230대보다 44.3%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상승에 힘입어 전기차 등을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50만대에 육박한 49만6365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2.2% 증가한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차 연간 판매량이 30만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추세가 이어졌을 경우 연간 경유차 판매량도 처음으로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판매 상위 차종 가운데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비중도 상당히 높았다. 9364대를 판매해 1위에 오른 기아의 쏘렌토는 80%에 가까운 7440대(79.4%)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팔렸다. 2위인 현대차 싼타페도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79%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10만4652대를 판매하며 연간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한 현대차 그랜저 역시 절반 이상인 5만7107대(54.6%)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현대차·기아 1.6L GDI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모형도.(현대차그룹 제공)

◇더 복잡한 하이브리드 시스템…日 도요타·현대차, 오랜 기술력 자랑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의 엔진과 전기모터를 구동계로 사용해 일반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오히려 더 복잡하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가 필수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현대차∙기아와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했다. 이전까지 일부 완성차 업체의 고성능 모델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이 나왔으나, 대중화를 견인한 곳은 도요타다.

업계 관계자는 "원천 기술을 확보한 도요타가 2019년 2만3740개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특허 기술을 무상으로 공개했다"며 "(무상 공개 이후) 다양한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쏘나타∙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도요타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병렬형 하이브리드는 비교적 구조가 간단해 부품 수가 적고 무게도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첫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 이후 효율 극대화를 위해 DCT 변속기 장착, 첨단 소재 기술 활용,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 적용 등으로 꾸준히 하이브리드 성능 개선과 효율 증대를 도모했다.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토요타코리아가 5세대 프리우스를 공개하고 있다.2023.12.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높은 연비·친환경차' 하이브리드 인기 계속…"전기차 대중화까지 가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인 이유는 높은 연비와 친환경차 관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는 차량 출발 과정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이거나 엔진을 보조해 높은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하이브리드차는 리터(L)당 20㎞ 안팎의 높은 연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탄소중립과 전기차 출시 등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이런 이유들로 하이브리드차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더 비쌈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한 판매 영업 사원은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 모델보다) 몇 백만원 더 비싸지만, 연비가 좋고 (전기차처럼) 충전 걱정도 없어 찾는 사람이 많다"며 "인기 모델은 여전히 대기 기간이 1년 안팎"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 규모는 2718억달러다. 이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CAGR) 7.3%씩 성장해 443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전기차 전환을 진행 중인 완성차 업계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계속 출시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11월 신형 카니발을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을 삭제하고 그 자리에 하이브리드 모델로 채웠다. 도요타도 최근 5세대 신형 프리우스를 선보였고, 르노코리아 역시 올해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 대중화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서라도 (전기차 대중화 전까지) 하이브리드차는 업계의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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