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6 강진… 동해까지 쓰나미 몰려와
사망 2명 등 인명 피해 커질 듯
강원도 묵호에 67㎝ 파고 일어
새해 첫날 일본 중서부 지역인 이시카와현에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 강원도 동해안에도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1일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원은 노토 반도에 있는 와지마시에서 동북동쪽 30㎞ 부근으로 깊이는 16㎞였다. 근처 니가타현에는 규모 6, 도야마현에는 규모 5 등 강한 세기의 지진이 이어졌다. 이시카와현은 강진 발생 후에도 규모 5의 여진이 계속되는 등 20차례 넘는 지진이 일었다. 지진에 따른 흔들림은 이곳에서 280㎞ 정도 떨어진 도쿄까지 퍼졌다. 노토 반도에는 밤 늦게까지 여진이 계속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서쪽 해안 전체에 쓰나미가 예상된다면서 경보를 발령했다. 지진 규모가 가장 컸던 노토 반도에는 높이 5m의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기도 했다. 대형 쓰나미 경보 발령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었다.
日 대형 쓰나미 경보… 도쿄도 흔들
서부 해안 지역 원전엔 이상 없어
같은 규모 지진 추가 발생할 우려
속초 41㎝·삼척 임원 30㎝ 쓰나미
강원도 6개 시군에 긴급 재난 문자
일본 공영방송인 NHK를 비롯해 민영방송 등은 모두 긴급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됐다. NHK는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를 잊지 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피난하라.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도망가야 하며 포기하지 말고 피해야 한다”고 쉬지 않고 방송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이시카와현·니가타현·후쿠이현에 있는 각각의 원전에서는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후쿠이현 등 5개 현 5만여명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고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에서 지진으로 주택 등이 붕괴되면서 남녀 2명이 사망했다. 철도 신칸센의 운행이 일부 보류됐고 항공편이 결항됐으며 산사태로 도로가 통제됐다.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건물이 무너져 갇힌 이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전화도 이어졌다. 지진 발생 2시간 만에 일본 기상청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던 순간에도 지진 경보가 계속 울려펴지면서 긴장감이 커지기도 했다.
일본에서 규모 7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18년 9월 홋카이도 지진(규모 6.7) 이후 처음이다. 2011년 3월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보다는 약했지만 1995년 1월 규모 7.3의 한신 대지진보다는 컸다. 특히 이번에 강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는 지난 5월에도 지진(규모 6.5)이 일어나는 등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노토 반도에 최근 지하수 등 유체가 상승해 단층이 미끄러져 지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일주일 정도는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특히 앞으로 2~3일은 최대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진에 따른 주변국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피해 여부는 확인 중이며 지금까지는 접수된 바 없다”고 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쓰나미 최고 높이는 강원 동해 묵호 67㎝, 속초 41㎝, 삼척 임원 30㎝, 강릉 남항진 20㎝, 경북 울진 후포 18㎝이다.
게다가 쓰나미 높이가 조수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해수면 높이(조위)를 반영하지 않아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쓰나미는 해안가에 도달하면서 지형에 부딪혀 파고를 키울 수 있다. 또 만조와 겹치면 위험성은 커진다. 기상청은 “처음 도달한 쓰나미보다 파고가 높은 쓰나미가 뒤이어 도달할 수 있다. 쓰나미가 24시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이날 오후 동해안 6개 시군에 긴급 재난 문자를 보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서울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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