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낙연 "국힘-민주, '윤석열-이재명 방탄' 적대적 공생관계"

임종명 기자 2024. 1. 2.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당 존재하지만 국가위기 해결은 아무 것도 못해"
"독도 분쟁지역 표기, 장관 파면으로 심각성 보여야"
"역사적으로 '건국 이후 최악의 정권' 기록될 것" 예측
"검찰공화국 완성 단계…민주당이 못 막고 명분 제공"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0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신재현 기자 = 신당 창당을 앞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지키기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양당이 존재하고 있지만 국가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 일도 못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저 검찰독재, 방탄이라는 악순환만 계속 하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방탄은 윤석열을 위한 방탄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양당 정치에 대해 "100점 만점 기준에 30점 정도라고 할 수 있다"라고 혹평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최근 국방부 정신교육 교재에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규정한 것과 이에 대해 대통령이 시정조처만 했을 뿐 별도의 조치가 없는 것에 대해 묻자 이 전 대표는 "독도가 우리 고유 영토인 건 역사적 정당성, 국제법적 정당성 그리고 실효적 지배 이 3요소가 갖춰져야 한다"며 "그 세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게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더구나 국방부가 정신교육 교재에 그렇게 썼다는 건, 정신나간 사람들이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이 독도를 분쟁지역처럼 만들기 위해 집요하고도 체계적으로 도발해왔다는 건 중학생도 안다"며 "그런데 그걸 자료회수하고 사과로 끝내겠다는 건 사안의 심각성을 아직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임도 그냥 해임이 아니라 최고로 엄중한 '파면'을 함으로써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영토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일관계 개선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삼고 있다는 걸 단호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그러지 않고 뭉개고 있다. 아마도 역사적으로, 건국 이후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02. ks@newsis.com


윤 정부의 비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부실 인사검증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에는 "지금 정부 인사들의 인식 체계나 지적 수준으로 볼 때 검증을 했다고 해도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검증이란 건 늘 구멍이 있다. 국방장관의 경우 평소 언동이 많이 지적됐다. 그걸 걸러내지 않았다는 건 한통속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사정보관리단을 책임지는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좋은 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대통령과 깊은 신뢰관계를 갖고 있다는 건 최고의 무기"라고 했다.

이어 "저는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 취임했을 때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활용하면 야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의 양해를 얻어 여가부 폐지공약 취소나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등을 이끌어냈다면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을텐데 한 비대위원장이 택한 길은 그 반대였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대통령과 검찰 출신 여당 비대위원장,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검사 출신 후보자들을 두고 가히 검찰공화국이 되어간다는 우려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자 "거의 완성단계에 다 왔다.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에 끌어다놨다는 게 검찰공화국 완성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은 세상을 유죄와 무죄로만 보는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국정이란 건 그런 것만으로 관리되고 추진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리가 빼놓을 수 없는 건 검찰공화국이 완성되는데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명분의 상당 부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뼈 아픈 것이다. 검찰 앞에서 떳떳할 수 있다면 검찰공화국의 완성을 제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적 실정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1.02. ks@newsis.com


이 전 대표는 미국 유학 후 쓴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라는 저서에서 미중 패권갈등 현실에서 대한민국은 강대국에 의지하는 방식이 아닌 훨씬 다변화된 방식으로 외교전략을 펴야한다고 했다.

이중 하나가 우리와 비슷한 중견국들과 함께 연대체, 협의체를 꾸려 해법을 모색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례로 멕시코(Mexico)·인도네시아(Indonesia)·대한민국(Korea)·튀르키예(Turkey)·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가 구성한 믹타(MIKTA)나 아세안 3+ 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관련 "한미, 한일관계를 개선하면서 한중관계도 우호적 또는 안정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며 "러시아와도 긴장이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다면외교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책이 잘못되면 차후 선거를 통해 고치면 되지만, 대외정책은 잘못되면 훨씬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세밀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정부가 덜렁거린다"며 "그래서 이태원에 참사가 나고, 폭우가 쏟아졌는데 지하차도 이용하라고 하고, 잼버리 망가뜨리고 그러다보니 그 결과로 부산엑스포는 110대 29라는 참패를 맛본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그렇게 추락했다.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엑스포 모두 성공시켰던 나라다. 그 때의 세밀함, 이게 실종됐다"며 "역대 정부의 경험을 보면 매뉴얼이 다 있는데 왜 그걸 못했을까"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 "우선 국민들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고, 그걸 통해서 숨막히게 하는 양당 독점구도에 숨구멍을 내겠다"며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가 타협 가능한 생산적 정치로 탈바꿈 하는데 작은 도움이라고 드리고자 한다. 거기에 욕심을 조금 더 부린다면 외교나 내정에 간간히 조언할 수 있겠다 생각하는데, 제 말은 안 듣겠죠?"라며 웃어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aga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