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우승' LG, 이번엔 첫 2연패 도전…롯데·한화, 우리도 한 푼다
'20세기 우승 팀' 롯데·한화, 반등 다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가 이번엔 창단 첫 2연패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LG는 2023시즌 KBO리그 최강 팀이었다. 86승2무56패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KT 위즈를 4승1패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이다.
쌍둥이 군단을 29년 만에 정상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은 LG 왕조를 건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꾸준한 성적으로, 매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2연패는 어느 팀도 해내기가 쉽지 않은 과제다. 최근 절대 강자가 사라진 KBO리그는 2015~201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 베어스를 끝으로 매년 우승팀이 바뀌고 있다. LG 역시 창단한 이래 2연패를 달성한 적이 없으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도 1997~1998년, 한 번에 불과하다.
그래도 일단 LG는 2024시즌 KBO리그 우승 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다. 케이시 켈리, 오스틴 딘과 재계약을 맺었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오지환, 임찬규, 함덕주도 붙잡았다. 또한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이 적어진 고우석이 잔류하고 남은 내부 FA 김민성과 협상을 마무리 하면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된다.
여기에 아담 플럿코가 지난해 후반기에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외국인 투수 한 명 효과가 사라졌던 걸 고려하면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올해는 LG에 우승컵을 내주지 않으려는 나머지 9개 구단은 전력 보강에 힘쓰며 저마다 우승 꿈을 키우고 있다.
LG가 지난해 정상에 오르면서 이제 남아 있는 '20세기 우승 팀'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두 구단뿐이다. LG의 우승 한풀이를 누구보다 부럽게 바라본 롯데와 한화는 자신들도 숙원을 풀겠다는 각오다.
롯데는 LG보다 무관 기간이 훨씬 길다. 1992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뒤 빙그레(현 한화)마저 잡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 마지막 우승이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단골손님과도 거리가 먼데 2017년을 끝으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한화 역시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큰 팀이다.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유일한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류현진이 프로에 입문한 2006년 한국시리즈에 다시 올랐으나 삼성 라이온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화는 하위권을 맴도는 등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가을야구를 딱 한 번(2018년) 했고 이 기간 무려 여덟 차례나 최하위에 그쳤다.
롯데와 한화는 올 시즌에는 반복되는 실패를 딛고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력 보강에 힘썼다.
두 구단은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얻었다. 롯데는 6월 초까지 선두 경쟁을 펼치는 등 보다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고 한화 역시 노시환, 문동주, 문현빈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으며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또한 외국인 감독 체제로 확실한 결과를 내지 못한 롯데와 한화는 국내 사령탑을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롯데는 두산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고, 한화는 퓨처스팀에서 확실한 성과를 낸 최원호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두 구단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부족한 부분도 채워갔다. 롯데는 FA 전준우와 재계약하면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 최항을 데려왔다. 한화도 FA 안치홍, 투수 이상규, 배민서를 영임하면서 내야 및 마운드를 강화했다.
롯데와 한화가 예년과 달라진 경기력을 펼친다면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두 구단이 모처럼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다면, 그 뒤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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