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게, 침착하게’… 재난 보도지침 따른 NHK
1일 오후 4시 10분쯤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은 도쿄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일본 북부 홋카이도로부터 노토반도 남쪽 오사카까지 영향을 받았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공영방송 NHK는 재난 방송을 내보내면서 쓰나미(지진해일)를 피해 대피하라는 경보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기상청이 노토반도에 ‘최대 5m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자 NHK 방송 화면 상단엔 ‘쓰나미! 도망쳐!’라는 자막이 큰 글씨로 떴다. 이 경고 자막은 ‘쓰나미! 피난!’, ‘Evacuate!(영어로 대피하라는 뜻)’ 등이 번갈아 뜨는 방식으로, 오후 11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피 명령을 하는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흥분을 자제하면서도 긴장과 엄격함이 느껴졌다. “지금 당장 집을 떠나서 높은 곳으로 가십시오”, “날이 추워졌지만 집으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높은 곳으로, 바다에서 떨어진 곳으로 대피하십시오”, “포기하지 말고 대피하십시오” 같은 직설적인 문장으로 긴박한 상황과 대피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힘주어 말했다. 화면엔 지역별 지진 정보와 쓰나미 경보 상황이 알기 쉽게 배치됐다.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본의 시민들은 재난 상황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NHK에 많이 의존한다. 그만큼 NHK의 재난 방송은 정확하고 빠르다. 이날 이시카와·후쿠이·도야마·니가타 등 지진 발생지 인근의 NHK 지역방송국 기자들은 흰 방재 모자를 쓰고 현장 리포트를 하며 현지 상황을 알렸다. 이시카와현의 한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음이 났다는 소식을 전할 때도 흥분한 기색은 없었다. NHK의 한 남성 아나운서는 “시가원전 주변 변압기 부근에서 폭발음과 탄 냄새가 났다. 이 변압기의 화재에 따라 원전에 공급하는 두 개 전원 경로 중 하나가 멈췄지만 다른 하나는 정상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두 번째 전원마저 멈추면 어떻게 되나’ 등 예측과 가정을 전제로 하는 발언은 없었다. 재난 시 사소한 오해에 따른 과도한 공포가 큰 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NHK는 확인된 내용만 건조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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