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 2024, 지역주도 과학기술 혁신의 원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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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의 해라는 2024년 갑진년이 시작되었다.
또한 지역 주도로 지역에 특화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는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추진체계를 구축하며, 지역 산·학·연의 연구역량 강화 및 지역의 자생적인 연구생태계 조성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발의된 '지역과학기술혁신법안'은 예산 삭감, 우주청 설립 등의 이슈에 묻혀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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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의 해라는 2024년 갑진년이 시작되었다.
31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국가R&D예산을 바탕삼아 희망차게 시작한 2023년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상반기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의 성공적인 임무수행 시작과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 등 뉴스페이스 국가로 진입하는 실질적인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 반면 7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발표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는 미래 기술에 대한 희망으로 전 세계적 이슈가 되었지만 재현과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8월 이후부터는 카르텔 논란으로 시작된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의 대폭 삭감이 불어온 수많은 논쟁으로 인해 큰 성과가 덮여버렸다.
올해 과학기술계는 예산 삭감의 여파로 희망보다는 당장 어떻게 연구를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과 걱정에 불안하게 시작될 것 같다. 국회의 예산안 확정시 일부 예산이 증액되었으나 계속 과제 중 상당수가 중단되거나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예산 변동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고, 예년 같으면 이미 발표되었을 올해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공고도 진행되지 않아 향후 연구 준비도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정부 과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연구자가 더 크다. 예산 축소가 만든 좁은 운동장에 더 많은 선수들이 경쟁에 나서게 되면 혁신역량이 부족한 지역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미 수도권과 대전의 국가연구개발 예산의 집중도가 높은 데 예산 축소로 인한 기회의 축소는 비수도권 지역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며 지역의 혁신역량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작년 막판 연구개발 예산 증액 시 연구자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인건비 증액이나, 기초연구 과제비 추가지원 등에 대한 내용은 있었으나 지역 연구개발비에 대한 고려사항은 없었다. 지방소멸 위기가 더 커져가는 현실에서 지역 스스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과학기술 혁신역량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작년 7월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어 9월에 발표한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에서 ‘지방이 주도하는 첨단전략산업 중심 지방경제 성장’을 위해 첨단전략산업 거점을 만들고 지방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역의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높이는 바탕인 연구개발사업 예산은 지역에 대한 고려 없이 축소되었고 정부의 지방시대 전략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또한 지역 주도로 지역에 특화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는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추진체계를 구축하며, 지역 산·학·연의 연구역량 강화 및 지역의 자생적인 연구생태계 조성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발의된 ‘지역과학기술혁신법안’은 예산 삭감, 우주청 설립 등의 이슈에 묻혀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과학기술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가장 위대한 동력 중 하나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켰고, 사회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대한민국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세계사에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제는 과학기술의 힘으로 지방시대를 열어갈 때이다. 중앙정부는 지역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높일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고, 지역은 자기 지역에 대한 미래를 그리고 정부의 지원에 대해 성과를 책임지는 지역 주도 과학기술 혁신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24년의 지역과학기술을 둘러싼 환경은 좋지 못하다. 그래도 기대한다. 올해 새로 시작될 22대 국회에서 지역 과학기술 혁신 역량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실행 방안을 만들어 지역에서 창출된 과학기술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고 청년 연구자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지역 주도 과학기술 혁신 체계의 원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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