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박찬욱도 온다… 청룡의 해, 누가 날아오를까

새해 영화 기대작 5편

'미키17' 티저 영상 캡처./워너브러더스

2024년 영화계는 봉준호·박찬욱 두 거장의 신작 소식에 벌써부터 들썩인다. 최동훈·류승완 등 천만 감독의 후속작 흥행 성적도 관심이다. 올해 영화계 ‘5대 기대 포인트’를 짚어본다.

봉준호 신작, ‘기생충' 영광 이을까

올해 영화계 최고 기대작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SF드라마 ‘미키17′이다. 아카데미상 4부문을 휩쓴 ‘기생충’(2019) 이후 5년 만의 차기작이다. 해외 매체에서는 “‘기생충’에 이어 ‘미키17′이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하면 봉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런이나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버라이어티’도 ‘미키17′을 ‘2024년 기대작’ 중 하나로 꼽았다.

복제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애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 원작이다. 원작의 경우 7번째 복제 인간인 ‘미키7’과 8번째 ‘미키8′이 공존하게 되면서 갈등이 불거진다. 영화 ‘더 배트맨’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이며, 마크 러펄로와 스티븐 연도 출연한다. 미국 최대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워너 브러더스에서 전 세계 배급을 맡았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도 제작에 참여했다. 개봉은 오는 3월로 발표됐으나, 업계에서는 5월 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키17′은 최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데이비드 핀처의 ‘파이트클럽’ 같은 분위기” “배우들 연기가 뛰어났다” 등의 평이 나왔다.

박찬욱과 넷플릭스 만남 성공할까

박찬욱 감독은 연출 대신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작품을 선보인다. 박 감독이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협업한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이다.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박정민)과 몸종(강동원)이 선조의 최측근과 의병으로 맞서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 감독이 2019년 각본을 완성하고 촬영은 지난해 마쳤다. 올해 하반기 넷플릭스 공개 예정으로 알려졌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해 6월 방한 때 “영화 ‘전,란’은 한국에 밀접한 주제를 가진 데다 거장(박 감독)이 만들기 때문에 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쌍천만’ 최동훈 감독, 흥행 반전 가능할까

영화 ‘외계+인’ 1편은 ‘도둑들’ ‘암살’ 등으로 흥행 불패이던 최동훈 감독의 첫 실패작이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편이 최 감독에게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줄지도 관심이다. 외계인의 지구 침탈과 도사들의 신검 쟁탈전이 얽힌 SF 활극인 ‘외계+인’ 1편은 2022년 여름 개봉해 154만 관객(손익분기점 약 730만명)에 그쳤다. 그러나 OTT 공개 이후 호의적인 반응이 잇따르며 2편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는 이들이 많다.

최초 ‘3000만 시리즈’ 탄생할까

배우 마동석이 돌주먹 형사로 또 나오는 영화 ‘범죄도시’ 4편은 5월 개봉 예정이다. 2편과 3편에 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 ‘범죄도시’는 한국 영화 최초의 ‘3000만 시리즈’가 된다. 4편은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일망타진의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4편이 훨씬 낫다더라”는 평이 나온다. 3편은 악당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4편의 악당(김무열)은 매우 강력하다는 소문이다. 1~3편 무술 감독이었던 허명행이 연출을 맡았다.

류승완, 쌍천만 감독 등극할까

류승완 감독은 천만 영화 ‘베테랑’ 2편으로 하반기에 관객을 만난다. 1편 이후 9년 만의 후속작이다. 황정민이 전편과 마찬가지로 강력반 형사로 출연하며 정해인이 후배 형사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감독은 한국 영화 흥행 기근이던 작년 여름 ‘밀수’로 유일하게 500만명을 넘기며 대중적인 감각을 증명했다. ‘베테랑’ 2편이 성공하면 국내 6번째 쌍천만 감독이 된다.

그래픽=박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