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라운드서 증명하겠다” 다시 뛰는 거인 3인방

백창훈 기자 2024. 1.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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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천군만마 복귀

# 부상 복귀 이민석

- 새 시즌 두려움보다 기대감 커
- 롤모델 오타니처럼 활약 자신

# 소집 해제 박진형

- 주형광 코치와 재회 내겐 행운
- 올 최우선 목표는 필승조 합류

# 상무 전역 나승엽

- 국제대회 경험하며 한층 성장
- 타격 자신… 1군 불러주면 최선

‘순번상 올 시즌 우승은 롯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3번째 우승은 2024년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돈다. 발단은 지난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이다. LG는 29년 만에 통산 3번째로 KBO리그 정상에 섰다. 반면 롯데는 리그 역대 최장기간인 31년째 ‘패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순번상 올해 우승 트로피는 롯데가 차지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팬들 사이에서 묻어나온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민석(왼쪽부터)과 박진형, 나승엽이 지난달 14일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백창훈 기자


근거 있는 기대감이다. 우선 ‘우승 청부사’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게 가장 크다. 또 한 가지 요소가 더 있다. 올 시즌 천군만마와 같은 3명의 ‘특급’ 선수가 복귀한다는 것. 주인공은 이민석과 박진형(이상 투수), 나승엽(야수)이다. 올 시즌 특급 활약을 펼치기 위해 김해 상동구장에서 담금질에 돌입한 이들을 만나 각오와 목표를 들어봤다.

▮이민석 5월 복귀 준비

웨이트 훈련을 하고 있는 이민석. 국제신문 DB·롯데 제공


지난 시즌 초 9연승을 달릴 때까지만 해도 롯데 불펜은 평균자책점 0점대의 짠물투를 펼쳤다. 하지만 최종 성적은 4.65(8위)에 그쳤다. 과부하로 인한 밑천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상황 속 이민석의 공백이 유독 크게 느껴졌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 1차로 롯데에 지명된 이민석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진료 결과 ‘시즌 아웃’이었다.

이민석은 “TV로 롯데 전 경기를 시청했다. 분명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저 마운드 위에 있었는데, 매일 지켜보기만 하니까 아마추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고 아쉬운 속내를 털어냈다.

지난해 4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마친 이민석은 이달부터 사직에서 캐치볼을 시작했다. 이후 2월 미국 괌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불펜 피칭을 시작할 계획이다. 5월 1군 복귀가 목표다. 이민석은 “웨이트와 1대1 크로스핏 위주로 재활했다.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에 해왔던 운동을 꾸준히 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상동구장에서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제가 생각해도 좀 재미없게 살았던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루한 생활 중 나름의 ‘이벤트’도 있었다. 2023시즌 중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심재민과의 첫 만남이었다. 당시 심재민은 입단 후 첫인사를 위해 이민석이 있는 상동구장을 방문했다. 이민석(21)과 심재민(30)은 개성고 선후배 사이로 9살 차이다. 이민석은 “(심)재민 선배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야구 잘하기로 유명했다. 그런 고교 선배를 만난다고 하니 굉장히 두근거렸다”며 “개성고 출신이라고 인사했는데 재민 선배도 이곳에 오자마자 ‘저를 찾았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이후 개성고 야구부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민석은 재활 기간 중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고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오타니가 평소 롤모델이라는 이민석은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며 잠시 상상해 봤다. 고교 시절 오타니처럼 만다라트 계획표를 만들어 빈칸을 다 채워보기도 했었다”고 웃었다. 이어 “재활하는 내내 팬분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곧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데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소집 해제’ 박진형

튜빙을 하는 박진형. 국제신문 DB·롯데 제공


박진형은 지난해 11월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7시즌 동안 215경기 18승 14패 7세이브 36홀드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2017시즌에는 선발과 필승조로 뛰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박진형은 “현재 김해 상동구장에서 몸을 만들며 PT와 도수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면서 “소집 해제까지 오래 기다려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응원해 주신 만큼 더 나아진 모습으로 롯데 마운드를 지키겠다. 우선 목표는 필승조 합류”라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로 돌아온 박진형은 한층 어려진 선수단이 낯설다고 고백했다. 박진형은 “롯데 선수들의 연령대가 너무 어려졌기 때문에 안면 없는 선수가 많아 당황했다. 다들 키도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제가 아주 작게 느껴졌다”며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롯데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입단 동기가 (구)승민이 형이라 아무래도 사이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며 “나이는 제가 4살 적지만 친하게 지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때 워낙 연락이 뜸해 복귀하면 ‘형 죽었다’고 장난치기도 했었다”고 웃었다.

박진형은 주형광 투수코치와 재회하며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롯데로 돌아온 ‘좌완 레전드’ 주형광은 2016년에 코치로 활동하며 박진형이 선발 데뷔전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의 주 코치는 박진형을 올 시즌 필승조 후보로 구상 중이다. 박진형은 “주 코치님을 다시 만나 운이 좋은 것 같다. 신인 때부터 자주 봬서 편한 느낌을 받는다. 덕분에 복귀 시즌을 더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대회 경험 ‘천재 타자’ 나승엽

번트 훈련을 하는 나승엽의 모습. 국제신문 DB·롯데 제공


2021년 롯데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나승엽은 그야말로 ‘천재 타자’로 불린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롯데는 당시 미국 무대를 노렸던 나승엽을 끈질긴 설득으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

나승엽은 “프로 데뷔 전부터 많은 분들이 기대하셨는데 아직 보여드린 게 없다”며 “군대도 다녀왔으니 이제부터 하나씩 증명하려 한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나승엽은 곧바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 대표팀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나승엽은 “정신 없었지만 세계에는 야구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대만의 선발 투수 쉬뤄시가 강력했다”며 “대표팀을 통해 (원)태인이 형이라든지 (김)도영이, (김)주원이 형과 친해져 야구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상무에서 코너 내야수를 맡으며 타격에서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승엽은 지난 시즌 상무에서 84경기 타율 0.312를 작성하고 전역했다. 그는 “수비와 주루, 컨택트 능력 등 타자로서 필요한 여러 스탯(능력)이 있는데, 그중 타격이 가장 자신 있다”며 “1군 선수로 불러만 주신다면 수비 포지션과 타순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해서는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꿈이 있듯이 저 역시 아직 마음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너무 먼 얘기인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나승엽은 김태형 감독이 기대하는 선수 중 1명이다. 김 감독은 취임식 전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나승엽이 1군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등을 체크해보겠다”고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승엽은 “마무리캠프에서 새로 오신 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캠프 막판에 합류했기에 대화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타격 연습을 할 때 ‘불필요한 동작들이 꽤 있어 이것만 고치면 괜찮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고 말했다.

나승엽은 상동구장에서 몸을 만든 뒤 오는 31일부터 괌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개막 전 마지막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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