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갑진년, 값진년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는 순간, 2024년 첫 번째 아기가 힘찬 첫울음을 터뜨렸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1일 0시0분에 임아연씨가 제왕절개로 3.15㎏의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임씨 부부는 결혼 12년 만에 난임을 극복하고 첫 아이 아홍이(태명)를 품에 안았다. 가족은 물론 나라의 기쁨이고, 값진 선물이다.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이 밝았다. 용은 12가지 띠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 상서롭고 신령한 동물로 여겨왔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관장하며 하늘로 승천해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어 왔다. 오늘날에도 용은 일상에서 자주 언급된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에게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하고, 용꿈은 최고의 태몽이나 길몽으로 여긴다. 지명으로도 많이 쓰여 전국에 1천261개나 된다.
새해가 되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나눈다. 정치인이나 경제단체, 기업에선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상을 반영해 새해 희망과 각오 등을 담아내는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에서 ‘교룡득수(蛟龍得水)’를 언급했다.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르듯,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여러 난관을 딛고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선정했다.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민생’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에 따른 고물가·고금리로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는 경제 성과와 경기회복을 실감하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신년사에서 민생은 아홉 차례 등장했다. 국민은 28회, 경제는 19회다.
민생과 국민을 외치지만,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새해 사자성어와 신년사가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갑진년이 값진 한해가 되게 하려면 말보다 실천, 행동이 우선돼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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