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영혼 없는 SNS, 제발 좀 멈추자

경기일보 2024. 1.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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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연말연시는 한 해 중 SNS가 가장 뜨거울 때다. 성탄 인사를 시작으로 송년과 신년 인사가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 넘쳐난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손수 작성한 글과 이미지는 점차 사라져가고, 소위 ‘퍼 나르기’ 식의 출처 불명의 보고 또 본 이미지와 동영상들로 홍수를 이룬다. 퍼 나르기를 하더라도 간단하게나마 본인의 인사를 곁들인다면 낫겠지만, 아무런 텍스트도 없이 무작정 전달에 전달로 그치는 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영혼 없는 인사’로 영 달갑지도 않고, 계속 받다 보면 짜증만 날 뿐이다.

디지털, 인터넷, SNS로 오늘날 세계는 어쩔 수 없이 가상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모습으로 소통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이지만, 그래도 예의와 매너는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소위 ‘네티켓’이다. 네트워크(network)와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로 네트워크상에서 지켜야 할 상식과 예절을 의미한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1994년 미국 플로리다대 버지니아 셰어 교수가 제시한 ‘네티켓의 핵심원칙 10가지’로 아래와 같다.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상대방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기억하자 △실제 생활에서 적용된 것과 같은 기준과 행동을 고수하라 △현재 자신이 어떤 곳에 접속해 있는지 알고, 그곳 문화에 어울리게 행동하라 △다른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라 △온라인상의 당신 자신을 근사하게 만들라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하라 △논쟁은 절제된 감정 아래 행하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당신의 권력을 남용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실수를 용서하라.

정확히 30년 전 제시된 기본적 네티켓임에도, 가상공간상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행동양식으로서 여전히 손색없이 인정되고 있음이 오히려 씁쓰레하다. 그만큼 네티켓이 제자리걸음 아니 퇴보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리라.

그래, 다 차치하고 네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새해부터는 더 이상 ‘영혼 없는 SNS’는 제발 좀 멈추자! 무작정 복사해 ‘전달에 전달 퍼 나르기’는 더 이상 메시지도 인사도 아니다. 그건 한낱 영혼 없는 ‘SNS 쓰레기’일 뿐이다.

새해에는 솔직하고 순수하고 따스한 SNS를 펼쳐 보자! 인터넷과 SNS 초강대국인 한국 사회에서부터 새로운 한류로 그런 ‘SNS 문화 운동’이 갑진년 용틀임처럼 피어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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