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칼럼] 대한민국의 시계는 어느 방향으로 돌고 있는가?

경기일보 2024. 1.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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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영 한세대 휴먼서비스대학원 공공정책학과 교수

2022년 5월10일,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전 정부의 검찰총장을 지냈으나 대통령 출마와 선거운동 과정 동안 전임 정부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의 선회를 통해 ‘공정과 상식’을 실현하겠다고 힘줘 강조하면서 역대 최근접 표차로 당선됐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여야가 각 두 번씩 정권을 가져갔으나 여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단 한 번만에 정권을 되찾아 올 정도로 국민적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권 등장은 화려했다. 아마 그동안의 기성 정치인에게서는 받을 수 없는 신선함으로부터 나오는 파격적 행보와 검사로서 권력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청렴함에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단 한 번의 국회의원이나 행정부의 경험도 없이 바로 대통령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그 많은 기대를 받고 출범한 신임 대통령이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보여준 횡보는 가히 실망적이었다. 기성 정치인과 다름을 강조했던 신선함은 미숙함으로 청렴함은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압수수색하는 사정정국으로의 국가폭력을 만들어 냈다.

현재 대한민국은 코로나 이후 대내외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경제적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중차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시계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자유로운 토론문화는 사라졌고 “우리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생각으로 다름이 아닌 틀림이라 세뇌하고,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했던 교육은 시작부터 삐걱대며 방향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는 이미 30년도 넘은 이념의 문제를 다시 꺼내 들고 나와 논란을 만들고 있으며 여성이며 약자를 대변하기 위한 여성가족부 장관은 현재 실종 상태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국정 운영의 3대요소인 ‘정책’, ‘인사’, ‘소통’ 모두가 불협화음뿐이며 뚜렷하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없다 보니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어 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이란 무엇일까? 여소야대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수많은 대내외 산적한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행동은 기성 정치인에게서 보지 못한 참신함이 아니다. 여야 모두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 틀린 것은 아니기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유연함이 필요하고 그러한 과정을 이겨 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적 정치이다. 본인이 원하고 바라는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여 강직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공정, 상식도 민주주의나 자유주의도 아닌 독재와 파시즘이라는 걸 대통령은 깨달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커다란 변곡의 나침반 위에 서 있다. 미래로의 전진이냐 과거로의 회기냐는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이라는 길잡이가 보여 주는 방향이 좌우한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은 영화 쿠오바디스의 네로 황제 시절과 다를 바 없다. 정치판에는 아첨꾼들이 판을 치고 정치는 민생을 돌보지 않으며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로마의 기독교인처럼 정치색을 씌워 박해한다. 그렇다면 왕정시대에 네로 황제가 마지막까지 행복했는가? 국가적 폭력과 독재는 그 끝이 명확하다.

지난해 말 ‘서울의 봄’ 영화를 보며 눈길을 끌었던 거리의 현수막이 생각난다. “1979년 12월에는 군인들이, 2023년 12월에는 검사들이 대거 몰려온다.” 두 번 다시는 대한민국 역사의 시계에 아픈 상처와 분열을 만들지 않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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