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겨울험지’에서 ‘겨울왕국’으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변방의 백성 중 솜옷 입은 자가 아무도 없는데, 지독히 추운 때에 오랑캐 땅에 들어가게 했다가 큰 눈을 만나게 되면, 살아 돌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조선 성종 10년(1479년) 11월에 선정전(宣政殿)에서 사헌부 대사헌 김양경(金良璥)이 임금과 오랑캐 정벌을 논의하다가 추위를 걱정하면서 한 말이다.
솜옷조차 구할 수 없던 그 옛날에 한겨울 혹한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변방의 백성 중 솜옷 입은 자가 아무도 없는데, 지독히 추운 때에 오랑캐 땅에 들어가게 했다가 큰 눈을 만나게 되면, 살아 돌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조선 성종 10년(1479년) 11월에 선정전(宣政殿)에서 사헌부 대사헌 김양경(金良璥)이 임금과 오랑캐 정벌을 논의하다가 추위를 걱정하면서 한 말이다. 솜옷조차 구할 수 없던 그 옛날에 한겨울 혹한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조선 숙종 35년(1709년) 1월 실록에는 ‘고성 북쪽에서 함경도 경계까지 바닷물이 지난 섣달 초승부터 얼어붙었는데, 그 너비가 50리나 됐다’는 기사가 등장한다. 강원도 북부 동해안 전역의 바닷물이 대략 20㎞ 넓이로 얼어붙었다는 기록이니, ‘소빙기(小氷期)’로 불리는 그때, 강원도 추위의 위력을 가늠키 어려울 지경이다.
요즘도 한겨울 기상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역시 강원도이다. ‘대관령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이십 몇도로 꽁꽁 얼어붙었고, 철원 등지에서는 병 속의 소주·맥주가 얼었다’ 하는 식이다. 위도상 가장 북쪽에 자리잡고 있고, 산악 지형이 많은 특성 때문에 강원도의 겨울은 동해안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다른 곳보다 더 추운 것이 사실이다. 최전방 강원도에서 복무한 군 장병들이 폭설과 추위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도 강원도를 추운 곳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 따뜻한 삼남지역의 젊은이들이 겪기에 강원도 산간 고지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지금 강원도에서는 겨울다운 추위를 기다리고 반기는 곳이 적지 않다. 겨울 축제의 대명사로 통하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1월 6~28일)’를 비롯해 ‘평창 송어축제(12월 29~1월 28일)’, ‘홍천강 꽁꽁축제(1월 5~21일)’, ‘태백산 눈축제(1월 26~2월 4일)’, ‘대관령눈꽃축제(1월 27~2월 11일)’ 등이 줄지어 판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지난 연휴 기간 중 많은 눈이 내린 백두대간 능선은 눈부신 설경이 장관이다.
역사 속 ‘겨울 험지’가 ‘겨울 왕국’의 아우라를 뽐내는 지금, 강원도의 겨울을 만끽하며 새해를 시작하는 것 또한 탁월한 선택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인가구 노인, 월 소득 213만원 이하면 기초연금 받는다…부부는 340만원
- 이준석 “패거리 카르텔, 뜻대로 안 되면 괴롭혀...세대 교체해야"
- 이낙연 “큰 싸움 벌일 것…국민에게 새로운 선택지 드리겠다”
- '코로나 선별진료소 아듀' 1441일 만에 운영 종료…올해부터 병원서 검사
- “반려동물 유모차가 더 팔렸다”…저출산에 유아용 판매량 앞서
- 원주 18층 아파트 옥상서 애정행각… "출입 금지" 경고문에 사진 '떡하니'
- ‘경찰도 당했다’ 부고장 사칭 스미싱 문자 주의보
- 성폭행 혐의 전 강원FC 선수 2명 항소심도 중형 구형
- [속보] "LK-99 상온상압 초전도체 근거 전혀 없다"
- 강원 아파트 매매 회전율 최저치 ‘거래 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