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더 값지게<중>] "집값, 올해도 시들"…전문가들이 본 2024 부동산 시장

최지혜 2024. 1. 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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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려도 아파트값 하락 지속"
서울 입주물량 급감…전셋값 상승세 전망

올해 아파트 매매 시장은 약보합권을 이어갈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에도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이 하방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률 기자

2023년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많은 서민을 울린 전세사기와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였다. 뒤늦게 정부와 국회가 전세사기특별법을 마련해 피해자 구제에 나섰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로 지정되기는 어려웠고, 추가 대출만 연계해 주는 등 실질적인 피해 지원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PF 대출 문제는 진행형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키워드를 통해 정리했다. 또 갑진년(甲辰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나아가 건설업계의 2024년 경영 전략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 역시 지난해의 약보합권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 집 마련 수요 이전과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가격은 비교적 강세를 띨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금리 인하 전망에도 아파트 매매 시장 약보합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계획이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여전히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들어 매매 가격 하락 폭은 줄겠으나 누계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난해와 같은 매매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 하락 폭이 축소될 여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역시 "전반적인 경제 침체가 단숨에 반전되지 않는 한 아파트 매매 시장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더라도 부동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 수요자들의 현금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고점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집계했다. 전망치는 지난해 8월 2.3% 대비 0.1%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부동산 업계의 주택 시장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 1.5% 하락할 것으로 봤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0.3% 하락, 지방은 3.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금융당국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개인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돼 있다"며 "이에 비해 주택 가격은 아직 높은 수준이라 급매 위주의 거래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주택 가격 약보합이 예상된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물가 상승 둔화와 함께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속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제한적일 수 있어 당분간 수요자들이 유동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아파트 전세 가격이 지역별 편차가 나타나는 가운데 지방은 약보합권, 서울은 강세를 띨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동률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 강세 전망…지역별 편차 有

아파트 전세 가격의 경우 지역별 편차 속 전반적인 상승세가 점쳐진다. 특히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인천과 대구 등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는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과 대도시에선 전세 가격이 강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전세 시장의 주요 가격 결정 요인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도 크게 줄어든다. 주택산업연구원 통계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5만1415가구로 지난해 45만1714가구 대비 10만 가구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은 1만5350가구에 불과해 지난해 4만8802가구의 절반 미만으로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

함영진 랩장은 "올해 서울은 높은 주거 수요에도 입주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전세 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도권의 경우 내 집 마련 수요의 임대차 전환이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경우 약보합 수준의 전세 가격이 나타날 것"이라며 "미분양 아파트 적체와 지난해와 비슷한 입주 물량 유지 등으로 전세 가격 불안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연구위원 역시 "대구와 인천 등 전세 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전세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외의 전반적인 지역에선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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