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곧 죽습니다' 서인국, '성덕'이 되기까지[TF인터뷰]

김샛별 2024. 1. 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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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팬→12명의 최이재 중 한 명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 변경
파트1 화제→파트2, 2024년 1월 5일 공개

배우 서인국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다. /티빙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서인국은 그야말로 '성덕(성공한 덕후,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해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뜻함)'이었다. 스스로를 '만화덕후'라고 소개할 정도로 진심인 서인국은 '이재, 곧 죽습니다'의 원작 또한 일찌감치 자기 망태기에 담아뒀다. 캐스팅 제안이 들어오자 역할에 상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그러더니 결국은 주연까지 꿰차며 '이재, 곧 죽습니다'를 마음껏 즐겼다. 팬에게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서인국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극본·연출 하병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박소담 분)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겪게 되는 인생 환승 이야기를 그린다.

서인국은 극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취준생 최이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이재의 환생 캐릭터 12명은 각각 배우 이도현 이재욱 최시원 등 다수 배우가 연기하며 막강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15일 공개된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1은 공개 첫 주 기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시청UV 2위를 차지했다. 서인국 역시 작품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단다. 그는 "다른 작품에 비해 주변 반응이 많이 온다. 특히 친한 친구들의 경우 내 작품을 잘 못 보는데 그런 친구들까지 너무 재밌다고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멋진 척 안 하고 처절하게 하니까 봐줄 만했나 보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제 지인 중에도 실제로 스카이다이빙을 잘하는 분이 있어요. 어느 날 그 형이 본인이 봤던 작품 중 이렇게까지 스카이다이빙의 CG를 리얼하게 표현한 작품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해줬죠. 그거 CG 아니고 (성훈이) 진짜 뛰어내린 거라고요. 실제로 열 몇 번을 뛰어내린 끝에 탄생한 장면이에요."

배우 서인국이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최이재로 분해 피, 땀, 눈물 연기를 모두 소화했다. /티빙

서인국은 '이재, 곧 죽습니다'가 제작되기 전부터 원작을 다 본 애독자였다. 소속사에서 제작까지 하기 때문에 '판권을 사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했을 정도란다. 그는 "내가 말을 꺼냈을 때는 아니나 다를까 이미 판권이 팔렸더라. 사람 보는 눈은 역시 똑같다"고 돌이켰다.

그러나 돌고 돌아 서인국에게도 출연 제의가 왔다. 다만 처음에는 최이재가 환생한 12명 중 한 명이었다. 분량 등 여러 요소에서 고민될 법도 했지만, 서인국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작품 자체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아쉬울 이유가 없었다.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고 싶었다.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며 "내겐 가문의 영광이었을 정도"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일단 소재 자체가 신선했어요. 살다 보면 삶에 치여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상황을 보기도 하고, 접하기도 하잖아요. 최이재란 인물 또한 마찬가지예요. 극한의 상황에서 죽음은 하찮은 도구라 모욕하며 죽음을 선택하지만, 이후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소재가 재밌었죠. 특히 그 과정에서 인물이 느끼는 삶의 교훈들도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더 큰 기회가 왔다. 앞서 캐스팅됐던 배우가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면서 서인국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다만 라인업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부담도 됐다.

서인국은 "처음 최이재가 됐다고 들었을 때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 순간 부담이 됐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놓치면 원작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 있지 않나. 나 또한 원작을 좋아하다 보니까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때문에 누군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담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대본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원작팬들도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거라 믿었다"고 전했다.

배우 서인국이 '이재, 곧 죽습니다' 촬영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티빙

원작을 애정하지만 그렇다고 원작만을 따라가진 않았다. 서인국만의 최이재가 대표적인 예였다. 서인국은 최이재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러기 위해 전제 자체를 바꿨다. 원작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닌 '평행우주'를 떠올렸다. 서인국은 "멀티버스처럼 세계관이 다른 평행 우주에 있는 최이재라고 생각했다"며 "드라마의 최이재는 보다 더 내성적이고 지질하다. 자신의 불행만 크게 본다는 점도 명확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2명의 최이재가 등장하는 가운데, 환생한 이들이 죽은 뒤에는 다시 최이재의 몸으로 돌아온다. 다시 말해 서인국은 12명의 서사와 감정을 느낀 뒤 모습까지 연기해야 했다. 죽음마저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튈 수도 있는 만큼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 내야 했다.

서인국은 하병훈 감독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하 감독의 철저한 계산 덕분에 자신 역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었단다. 그는 "사실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만큼 모두가 함께 모이는 게 힘들었다. 리딩할 때도 나눠서 했다"며 "감독님은 내 리딩하는 장면을 촬영해 12명의 이재에게 보여줬다. 이후 그들이 연기한 이재의 감정이랑 포즈를 전달받고 상의하면서 내레이션 등 작업을 맞춰나갔다. 완벽한 계획하에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에 12명의 최이재 모습들이 이질감 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 파트2를 못 봐서 다른 배우들의 최이재를 다 보진 못했어요. 다만 파트1만 봤을 때 정말 신기한 게 배우들마다 제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제가 더빙을 했나 싶을 정도였어요.(웃음) 그 중 이재욱 배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주변에서도 '서인국을 집어삼켰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서인국스럽게 잘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배우 서인국의 '이재, 곧 죽습니다'는 2024년 1월 5일 파트2를 공개한다.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파트2가 공개된다. 이에 서인국은 직접 파트2의 관전포인트를 전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자신의 불행에 포커싱 된 사람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트2에서는 이 지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배우 김재욱의 에피소드가 변환점이 될 것"이라며 "잔인하지만 최이재의 선택이 대단하다 싶을 정도니 기대해 달라"고 귀띔했다.

파트2와 함께하는 서인국의 2024년에도 기대가 모였다. 이를 묻자 서인국은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다양한 활동이 계획돼 있으니 기다려도 좋다고 자신했다. 그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2"라면서도 "그 이후 다른 작품은 물론이고 가수 서인국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명확하게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내 마음에는 꼭 드는 결과물이 나왔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벌써 데뷔한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켰을 때 스스로에게 장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어요. 그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저만의 힘든 과정도 분명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순간의 우선순위를 판단해 다음까지 처리할 수 있었던 게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아요. 15년의 경험이 잘 익어서 지금의 서인국이 만들어졌다면, 이를 토대로 이후에는 더 베테랑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서인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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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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