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버스 ‘부르릉’에 시골 어르신 “반갑당게”

[포토스퀘어]의료장비 싣고 5㎞ 내 병원 없는 지역 찾아가 건강·보건 서비스

2023년 12월6일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경상리 경상경로당에 차린 검진소에서 오후 2시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의료진은 먼저 주민의 이름과 나이, 주소,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했다. 처음 검진소를 찾은 주민은 진료기록부를 만들었다. 진료기록부에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나이, 연락처, 주소 등이 쓰였다. 의료진은 주민이 술과 담배를 하는지, 성인병을 앓는지, 이와 관련해 약을 먹는지 확인해 진료기록부에 썼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주민의 혈압을 재고 혈당과 당뇨병 진단 수치를 체크했다.

2023년 12월6일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경상리 경상경로당에 ‘찾아가는 전남건강버스’가 도착했다. 건강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15명이 진료받았다. “병원 한번 가려면 자식을 오라고 해야 해서 몹시 불편”한 주민들에게 건강버스는 ‘효자’다. 국비 9억원을 들여 대형버스 두 대에 골밀도측정기, 심전도, 치과 유닛체어(진료의자), 고압멸균기, 한방 의료기기 등 최신 의료장비를 갖추고 도내 농어촌 의료 취약 지역을 건강버스가 찾아간다.

‘찾아가는 건강버스’가 전남 담양군 경상경로당 앞에 오기까지 길이 좁고 구불구불해 애먹었다고 한다.

전남도 공공의료기관인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이 함께 건강버스를 운행한다. 순천의료원은 동부권 8개 지역(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화순·장흥·장성군), 강진의료원은 서부권 8개 지역(강진·해남·영암·함평·영광·완도·진도·신안군)을 방문한다. 마을에서 5㎞ 이내에 병원이 없는 의료 취약 지역을 골라서 방문해 진료한다. 혈압·혈당, 콜레스테롤, 체지방, 초음파, 심전도 등의 검사 외에 치석제거·불소도포 등 치과 진료, 침·뜸·온열치료 등 한방진료도 한다. 더불어 조기치매 검진과 금연, 독감 예방, 한파 대비 수칙,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예방 같은 보건교육도 해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곡성군 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양질의 건강·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민이 더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담양·곡성(전남)=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건강버스에서 마을 주민이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건강버스에서 담양 경상리 주민이 침치료를 받고 있다.

12월7일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곡성들말회관에서 주민들이 혈압과 당뇨 검사를 받고 있다.

12월6일 담양 경상경로당에서 주민들이 응급처치 교육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