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규모 7.6 강진…새해 첫날 ‘공포’

손우성 기자 2024. 1. 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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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현 5m ‘대쓰나미 경보’
3만여가구 정전…원전 2기 중단
동해·강릉에 해일 도착 ‘초긴장’

일본 중부 이시카와현에서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최대 높이 5m의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다는 경고에 새해 첫날을 맞아 가족 모임을 하던 사람들은 허겁지겁 대피에 나섰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규모 9.0보단 약하지만, 1995년 1월17일 한신대지진(규모 7.3)보단 강한 규모다. 이번 지진으로 도쿄의 고층 빌딩 안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 등 동해에 접한 일본 북부 연안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NHK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에선 1m20㎝ 쓰나미가 관측됐고, 도야마현에서도 80㎝ 쓰나미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한때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최대 5m의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대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13년 만이다. 기상청은 쓰나미가 24시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은 인근 고지대나 건물 옥상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NHK도 ‘뒤돌아보지 말고 피난해 달라’ ‘동일본대지진을 기억하라’ ‘목숨을 지키기 위해 빨리 도망가라’ 등의 메시지를 계속 송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람이 매몰된 사고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6곳 이상에서 사람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부상자 숫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와지마시에서는 지진으로 발생한 화재도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본대지진 후 13년 만에 ‘경보’…NHK “도망가라” 송출

가까스로 대피한 주민들의 긴박한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시카와현 스즈시에 사는 고니시 에이치는 아사히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새해를 맞아 딸과 손자들이 놀러와 함께 TV를 보던 중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흔들림이 몇분간 계속되면서 집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고니시는 곧 아내와 자동차로 피난을 떠났지만, 도로에 균열이 일어나는 등 차량 정체가 심해 차를 버리고 걸어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피난을 떠나는 와중에도 여진이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면서 “쓰나미 정보가 제때 전달되지 않아 불안해 견딜 수가 없다. 다른 자동차로 도망친 딸의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발을 동동 굴리기도 했다.

지진의 여파로 JR동일본은 도호쿠·조에쓰·호쿠리쿠 지역의 신칸센(일본 고속철도) 전 노선 운행을 중단했고, 니가타 공항도 운영을 멈췄다.

NHK는 “이시카와현 주택 3만2940호가 정전됐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민에게 쓰나미 관련 정보 제공을 확실하게 하고 대피 방안도 마련하라”며 “지방자치단체와도 긴밀히 협력해 피해자 구조와 응급 상황에 전력으로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지진 발생 후 이시카와현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2기의 가동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또 니가타현과 후쿠이현에 있는 원전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현시점에서 원전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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