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최대 걸림돌' 일본, 아시안컵 명단 공개…부상 미토마 뽑고 후루하시-가마다 제외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 될 라이벌 일본의 최종 명단이 베일을 벗었다.
일본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1일 오후 태국과 A매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할 26인의 최종 명단을 공개했다.
유럽파 비중이 상당하다. 골키퍼를 포함해 무려 20명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선수 몸값을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로부터 아시아 선수 시장 가치 1위로 평가받은 구보 다케후사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엔도 와타루, 도미야스 다케히로 등이 부름을 받았다.
일본 대표팀의 근간을 책임지는 선수들이 유럽 중소리그라도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토 준야, 모리타 히데마사, 이타쿠라 고, 미나미노 다쿠미 등이 최고의 컨디션 속에 승선해 아시안컵 출격을 앞두게 됐다.
흥미를 끈 대목은 부상으로 제외가 유력하다던 미토마 가오루의 선발이다. 미토마는 지난해 12월 중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도중 발목을 다쳐 교체됐다. 벤치로 물러날 때부터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야 했던 미토마는 깁스와 목발을 짚은 채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돼 장기 부상 우려가 상당했다.
브라이튼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도 "미토마는 4주에서 6주 정도 이탈하게 됐다. 아시안컵 출전은 불가능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모리야스 감독은 미토마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무리해서 선발하게 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언론 '스포츠 호치'를 통해 "미토마가 조별리그 1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부상에서 잘 회복하고 있어 발탁했다"라고 설명했다.
미토마는 지난 시즌 브라이튼에서 드리블 마스터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측면에서 화려한 돌파를 통해 41경기 10골 8도움을 기록하며 빅클럽이 노리는 레벨로 올라섰다. 이런 활약으로 지난 10월 브라이튼과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공격포인트를 연속해서 쌓아 나가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9월 25일 본머스전 득점을 끝으로 골 소식이 멈췄다. 이날 크리스탈 팰리스전까지 17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진 가운데 부상까지 겹쳐 어려운 연말연초를 보냈으나 아시안컵 명단 진입으로 동기부여를 찾게 됐다.
미토마가 우려와 달리 아시안컵에 나서는 반면 셀틱의 득점왕 후루하시 교고와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뛰는 가마다 다이치, 일본의 3선을 오래 책임졌던 다나카 아오 등은 제외됐다. 특히 빼어난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후루하시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뽑히지 못하면서 모리야스 감독 체제에서 메이저 대회 출전이 연거푸 무산됐다.
모리야스 감독은 후루하시 대신 J리그에서 뛰는 호소야 마오를 깜짝 선발해 공격진을 채웠다. 호소야는 명단 발표 직전 치른 태국과 평가전에서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이를 포함한 일부 선수들의 선발 논란과 관련해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피하고 싶다.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룹 전체를 보고 선발했으니 이해를 바란다"라고 말을 아꼈다.
일본은 유럽에서 뛰는 일부가 빠지긴 하지만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역사상 처음으로 A매치 9연승의 대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를 6-0으로 이긴 걸 시작으로 페루(4-1), 독일(4-1), 튀르키예(4-2), 캐나다(4-1), 튀니지(2-0), 미얀마(5-0), 시리아(5-0), 태국(5-0)까지 모두 이겼다.
그 가운데 독일과 튀르키예는 유럽 원정 경기로 진행됐음에도 적지에서 큰 점수차로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일본에 연거푸 패한 독일은 충격에 휩싸이며 한지 플릭 감독을 경질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이 성공적인 유럽 원정을 보내자 골닷컴 일본판은 "유럽 원정에서 독일과 튀르키예를 편안하게 꺾었다"고 확 달라진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독일과 튀르키예 2연전에 이원화를 시도하고도 똑같이 대승을 완성한 점에 자신감이 많이 붙은 모습이다.
유럽 강호까지 쉽사리 제압하는 일본의 힘은 조직력에서 찾을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모리야스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면서 오래 다져온 조직력이 힘을 발휘한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좁혔다고 평가받는 모리야스 감독도 "이런 득점력이 당연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는 더 어려운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도 선수들이 정진하려는 의지가 강해진 걸 느꼈다. 코칭 스태프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2024년 새해 첫날 아시안컵 출정식 개념으로 태국을 홈으로 불러들인 일본은 후반에만 5골을 퍼부으며 대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를 본격 상대한 지난해 11월부터 3경기 연속 5-0 승리를 챙겨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자신감을 잘 보여줬다.
일본은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린다. 1992년 처음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던 일본은 2000년, 2004년, 2011년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국이다. 직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도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의 기세가 남다른 만큼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한민국의 경계도 상당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12월 28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식에서 숙적 일본에 대해 "독일 대표팀을 이끌 때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미국 대표팀에서는 멕시코와 관계가 특별했다. 이런 라이벌전은 기대가 크다"며 "아마도 일본을 대회 중에 만날 것이고 가급적 결승에서 붙길 희망한다. 일본의 경기를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했다.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 퍼포먼스를 봤을 때 충분히 우승할 기회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일본이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라이벌이지만 우리는 충분히 우승을 이룰 수 있다"라고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은 오는 6일 요르단과 한 차례 더 친선 경기를 펼친 뒤 아시안컵 본 무대에 나선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E조에 편성된 한국과 일본이 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다. 다만 한국이 1위를 하고 일본이 조 2위를 할 경우 16강에서 붙는 그림이라 일본의 조별리그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26인)
골키퍼: 마에카와 다이야(비셀 고베), 타이시 브랜든(FC도쿄),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
수비수: 스기와라 유키나리(AZ 알크마르), 다니구치 쇼고(알 라이얀),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마치다 고키(루아얄 위니옹 생질루아즈), 마이쿠마 세이야(세레소 오사카), 나카야마 유타(허더스필드 타운), 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와타나베 츠요시(KAA 헨트)
미드필더 / 공격수: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CP), 엔도 와타루(리버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 나카무라 게이토(스타드 드 랭스),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 하타테 레오(셀틱), 아사노 다쿠마(보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마에다 다이젠(셀틱), 사노 카이슈(가시마 앤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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