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기시다, 신년사서 “국민 신뢰 회복하겠다”…비자금 스캔들 돌파 의지

북·러 협력에는 “일본 영토 지켜내겠다”
디플레이션 탈출도 재차 강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12월 1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의혹을 언급하며 14일 의혹에 연루된 각료들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AP/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일 신년사에서 집권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 "앞장서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발표한 연두 소감에서 "인구감소, 헌법 개정 등 중요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정책 추진에는 정치 안정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가 ‘비자금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기시다 총리는 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베파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파티권’ 할당량 초과 판매로 5년간 총 5억 엔(약 46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긴박한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외교에 있어 긴박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세 등 국제 정세를 예단하기 어렵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중요한 국정 선거가 치러지는 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만의 리더십을 발휘해 정상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 등 복잡해지는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안전과 일본 영토·영해·영공을 단호히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기시다 총리는 경제 상황에 관해서는 "올해는 일본 경제를 가려왔던 디플레이션 심리와 비용 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해로 만들고 싶다"며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춘투(春鬪·봄철 임금 협상)에서 경제계에 대해 지난해를 웃도는 임금 인상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