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시 따라…북, 외무상 최선희 주도로 대남 사업 기구 정리 착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최선희 외무상이 대남사업 부문 기구 정리에 나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최 외무상은 리선권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대남 관계 부문 일꾼(간부)들과 함께 이날 협의회를 진행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대남 대적 부문의 기구들을 폐지 및 정리하고 근본적인 투쟁 원칙과 방향을 전환할 데 대해 제시하신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하여”라고 협의회 취지를 설명했다.
전날 북한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5일 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인정하면서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며 근본적으로 투쟁 원칙과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남 심리전 및 통일 공작 등을 담당해온 통일전선부의 위상 변화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폐지 등이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협의회를 통해 통일전선부가 외무성으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은 향후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의 하위개념으로 보고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 축전을 주고받았다. 양측은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정하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조·중(북·중) 두 당과 정부가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정한 것은 두 나라에서의 사회주의 건설이 새로운 전진 단계에 들어서고 국제정세가 복잡다단한 속에서 전통적인 친선 협조 관계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가일층 승화 발전시켜 나가려는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기대와 염원에 부합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북·중 수교 75주년인 올해 첫날 축전을 맞교환하면서 양국 우의 과시에 나선 것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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