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예산에 280조 원 쏟아부었는데…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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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06년부터입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무려 280조 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고, 출산율은 계속 곤두박질쳤습니다.
[백승희/2세 양육 : 분유값 그리고 기저귀, 옷 같은 것도 사야 하잖아요. 아무리 저렴하게 해도 80만 원에서 100만 원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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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2006년부터입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무려 280조 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고, 출산율은 계속 곤두박질쳤습니다.
이어서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뉴스 :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먹고사는 게 급한 시절에도 다자녀 출산은 흔했는데,
[홍순이/1980년대 양육 :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일반학원 보내는 건 큰 부담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훨씬 풍족해진 지금, 오히려 양육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백승희/2세 양육 : 분유값 그리고 기저귀, 옷 같은 것도 사야 하잖아요. 아무리 저렴하게 해도 80만 원에서 100만 원 들더라고요.]
아이 1명을 키우는데 3억 원이 넘게 든다는 게 과언이 아닌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큰딸 학원비만도 한 달 50만 원이 넘는 이 부부도 양육비 부담을 느끼지만,
[최상지/8세·2세 양육 : 지금 뭘 모은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둘째를 낳은 뒤에도 국가 지원은 별반 다를 게 없었고, 큰 애가 8살이 되니 월 10만 원 아동 수당이 끊겼습니다.
[손지윤/8세·2세 양육 : 아이는 이제 본격적으로 학업에 돈이 들어가는데, 정작 지원금은 없고….]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대책 총예산 규모는 280조 원.
연간 따져보면 17조 원이 넘는 액수인데, 정작 부모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합니다.
왜 그런지는 예산 내역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군인 인건비, 학교 재건축 비용, 프로게이머 발굴 예산.
언뜻 봐도 출산과 무관해 보이는데도, 저출산 예산으로 잡혀 있습니다.
주거 지원용 빌려준 돈도 포함이 됐는데, 한 해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이렇게 빌려준 돈입니다.
아동수당 같은 현금 지원은 6조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허 명/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 영국은 신혼부부한테는 집 살 때 세금을 굉장히 많이 깎아줘요. 그러다가 애를 낳았다, 그러면 더 낮춰주고 낮춰주고 해서 경제적인 부담을 적게 하니까 피부에 와닿는 거예요, 이게.]
280조 원은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건데, 이제는 숫자 크기에 연연하기보다는 성과를 보여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익중/아동권리보장원 원장 (저출산고령사위 위원) : 찔끔찔끔하는 게 아니고 한두 개라도, 뭔가 끝내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극단적인 처방 같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영상취재 : 박대영·강동철·김남성,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제갈찬·최하늘, VJ : 김형진)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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