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모드 국민의힘…한동훈표 정치 구체화
신년인사회 이어 대전·대구행
대통령 리스크 탈피는 과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새해 첫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거듭 강조하며 이를 총선 정책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정치인 파격 인사와 전국을 도는 행보로 기존 정치인 의존도를 낮추고 당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정권 2인자인 한 위원장 ‘얼굴’로 총선을 치를 때 윤석열 대통령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당내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신년인사회에서 “100일 남은 국민의 선택을 앞두고 동료 시민에 대한 계산 없는 선의를 정교한 정책으로 준비해서 실천하겠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낯선 사람들 사이의 동료의식으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의식 사례로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한 달간 연평도 주민들에게 쉴 곳을 제공한 인천 찜질방 인스파월드, 지하철에서 행패를 당한 낯선 시민을 위해 나서는 용기를 들며 “국민들이 그 마음을, 실천을, 상대 당과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아보시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동료 시민은 미국 대통령 연설에 자주 나오는 표현인 ‘나의 동료 시민들’에서 비롯했다. 국민을 통치 대상이 아니라 자율적 주체로 부각하는 의미로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지명될 때부터 연일 강조하면서 ‘한동훈 정치’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동료 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2일 대전과 대구의 당 신년인사회를 간다. 4일엔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한다. 당원, 국민과의 직접적인 접촉면을 늘리는 행보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발 설화를 털고, 극우세력에 공격받는 측근은 끌어안으려 했다. 그는 이날 ‘노인 비하’ ‘일제강점 미화’ 발언으로 사퇴한 민경우 전 비대위원에 대해 “앞으로 더 언행에 신중하고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형동 비서실장이 극우 유튜버들로부터 ‘한국노총 출신에 배우자는 중국 국적, 장인이 중국 공산당 간부 출신’이라고 공격받는 데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최대한 모일 때 오히려 강해진다”고 대응했다.
그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에 대해선 “그 법을 가지고 총선을 치르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고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미덥·문광호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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