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부 견제론’ 높지만 민주당 지지율로 안 이어져

박순봉 기자 2024. 1. 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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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새해 여론조사’ 살펴보니…

언론사들이 새해를 맞아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4월 총선에서 정부 견제론이 높았지만 온전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 공통된 흐름이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선 정부 비판 여론이 높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낮은 ‘디커플링’(분리) 현상도 보였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반감도 크지만, 민주당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2%로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당 심판론은 48%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응답은 58%로 긍정 응답(35%)을 압도한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34%, 민주당이 33%였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29%,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25%였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3%였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9%였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이 34%를 각각 기록했다. ‘만일 내일 투표한다면 지역구 의원으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1%가 민주당, 38%가 국민의힘이라고 답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2%였고,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였다. 하지만 ‘바로 내일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이 35%, 국민의힘이 34%였다.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흐름은 유사하다.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54%로 과반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은 36%였다. 하지만 ‘내일 총선이 치러진다면 어느 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34%, 민주당 39%로 조사됐다. 역시 정권 심판론이 민주당 지지율로 온전히 이어지진 않았다고 해석된다.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중도 높았다. 한국일보 조사에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35%였다. 국민의힘 후보 29%, 민주당 후보 25%보다 더 높다. MBC 조사에서는 ‘없거나 모름’과 ‘무응답’을 합해 총 24%였다. 경향신문 조사에선 ‘없다’는 응답이 17%로 집계됐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내년 총선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전망을 엇갈리게 만든다. 당 주류는 대통령 지지율이 총선의 기준점이란 입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당 지지율보다는 정권 심판 여론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던 20대 총선 전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1년 정도 꾸준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흐름이었다”며 “총선 결과는 당 지지율이 결정한다. 국민들이 한동훈 체제의 국민의힘을 윤 대통령과 분리해서 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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