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다시 파리로… 태극전사 ‘황금빛 용틀임’ [2024 신년기획-파리올림픽]

남정훈 2024. 1. 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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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시대 열리는 첫 대회
잇단 투기·구기 부진에 ‘톱10’ 난망 속
‘셔틀콕 여제’ 안세영·‘수영 괴물’ 황선우
높이뛰기 우상혁·펜싱 사브르·양궁까지
韓 간판스타들 세계무대 정상 부푼 꿈
2024년 새해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는 두말할 것 없이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이다. 2020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개최돼 3년 만에 맞이하는 2024 파리올림픽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의 첫 올림픽으로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린다.

아울러 파리는 1900년과 1924년에 이어 하계올림픽을 3회나 개최한 두 번째 도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첫 기록은 1908년과 1948년, 2012년에 개최한 런던이 갖고 있다.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뒤에 파리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이기에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도쿄보다 성적 더 떨어질까 걱정

대회 전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기 마련이지만, 체육계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보다 더 저조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걱정이 가득하다. 3년 전 도쿄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순위 16위에 그쳤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상황이면 2024 파리에서 금메달 5∼6개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처음 10위에 오른 이래 한국 선수단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2000 시드니(금 8, 은 10, 동 10, 종합 12위)만 빼고 9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올랐다. 1988 서울 대회에선 개최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금메달 1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1개로 사상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올랐다. 불과 12년 전인 2012 런던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로 종합 5위에 올랐음을 생각하면 12년 만에 국제 스포츠 경쟁력이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이 회장이 걱정하는 부분은 전통적으로 올림픽에서 강세를 보였던 투기 종목의 부진이다. 과거에 효자 종목이었던 복싱이나 레슬링은 최근엔 올림픽 메달이 힘들어졌다. 구기 종목도 마찬가지다. 메달 단골손님이었던 핸드볼도 이제는 쉽지 않다. 남자 핸드볼은 올림픽 출전권조차 따내지 못했다. 농구와 배구는 남녀 모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여자 축구 역시 올림픽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이 회장은 “이전까지는 종합 순위 10위권을 유지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종합 15위에서 20위권 성적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안세영. 뉴스1
◆그래도 간판스타들 금빛 낭보 기대

물론 걱정만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는 선수도 여럿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스타는 2023년을 자신의 해로 장식하며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셔틀콕 천재’ 안세영이다. 2020 도쿄 대회 8강에서 0-2로 패하는 등 2022년까지만 해도 천위페이(중국)는 안세영의 ‘천적’으로 군림했지만, 2023년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완벽히 극복해냈다. 특히 천위페이와 맞붙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1세트 막판 무릎 부상을 당했음에도 전매특허인 끈질긴 수비력으로 천위페이의 체력을 먼저 방전시키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2023년 전영오픈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집어삼킨 안세영이 2024 파리에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다면 명실상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올라서게 된다.
황선우. 뉴스1
2020 도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 수영의 새로운 간판 황선우도 2024 파리에서 ‘금빛 물살’에 도전한다. 2020 도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50m, 100m, 150m를 모두 1위로 통과한 뒤 막판 체력이 떨어져 7위에 그쳤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널리 알린 황선우는 2022 세계선수권 은메달, 2023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내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아시아 무대에선 적수가 없음을 증명한 만큼 2024 파리는 황선우가 세계 최강에 오를 절호의 기회다.
임시현
올림픽에서 한국의 믿음직한 메달밭인 양궁에서는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린다. 2020 도쿄에서는 양궁에서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한 바 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을 비롯해 올림픽 금메달보다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할 ‘태극 궁사’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국 선수단의 성적도 요동치게 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구본길(왼쪽부터),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이 지난 2023년 9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상혁이 지난 2023년 2월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14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뉴스1
그밖에 ‘어펜져스’로 불리는 남자 사브르 4인방(오상욱,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과 육상 높이뛰기의 ‘스마일 점퍼’ 우상혁도 파리 올림픽에서 금빛 낭보를 전해 줄 후보로 꼽힌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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