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의 그늘‥'버스기사 태부족' 흔들리는 일본 대중교통
[뉴스데스크]
◀ 앵커 ▶
이웃 나라 일본의 합계 출생률은 1.26명으로 우리보단 높습니다만, 장기화된 저출생으로 당장 노동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엔 특히 버스 기사를 구하지 못해 멀쩡하게 운행하던 노선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출생이 시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데요, 도쿄 현영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구 69만 명인 도쿄 아다치구의 한 버스 정류장입니다.
수십 년간 운행하던 한 버스 노선이 오는 3월 말 폐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고바야시 히사코/버스 이용객] "(노선이 폐지되면) 전철로 타케노츠카 역까지 가서 버스로 갑니다. 돌아서 가기 때문에 여기서 바로 가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역시 불편합니다."
버스 승객이 적지 않은 노선이지만, 버스 기사가 부족해 결국 노선을 폐지하게 됐습니다.
[버스 회사 관계자] "운전기사 부족의 취재는 저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의 노선버스 회사 업계의 상황이므로 취재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오사카 도미타린시의 100년된 버스 회사, '금강버스'는 지난달 모든 노선을 폐지하고 회사 문을 닫았습니다.
역시 버스 기사 부족이 원인이었습니다.
2023년 한해만 일본 민영 버스회사 127곳 가운데 80%가 일부 노선을 폐지하거나 감편했고, 이 때문에 약 10%의 버스가 사라졌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일본버스협회는 이대로라면 오는 2030년엔 약 3만 6천 명의 버스 기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자체 조사결과를 내놨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외국인을 버스기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 경시청은 지난달부터 외국어로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 영어는 물론 중국어와 한국어, 태국어와 베트남어, 미얀마어 등 20개 언어로 된 학과시험 문제를 배포했습니다.
버스기사나 택시기사를 외국인 특별 재류 자격 조건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중입니다.
일본의 장기화된 저출생 탓에, 관광과 의료, 건설 등 모든 분야에서 인력 부족을 겪고 있지만, 근무 시간이 길고 급여 수준이 낮은 운수분야가 유독 절박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근본적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세자녀 가정 대학등록금 무료,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 장려 정책들을 쏟아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사회 전체가 어린이 육아세대를 응원하는 기운을 높여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합계출생률은 1.26명, 우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젊은 층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않는 한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며 파격적인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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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박정호
현영준 기자(yj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5836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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