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의사이자 경제학자 "나를 만든 것은 8할이 '이것'"
- 건강 불평등은 의료 아닌 경제의 문제
- 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인생의 8할은 '운'
- 태어난 나라가 50%.. 부모의 유전자와 환경도 큰 비중
- 노력은 작은 부분.. 노력을 못 하는 경우도 많아
- 좋은 사회는 이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돕는 시스템 있어야
- '돈의 재분배'에 대해 너무 인색하지 않는 게 출발점
- 울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따뜻한 세상 되길 김현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정책학 교수
◎ 진행자 > 갑진년 용띠 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요.
한 해 운세를 점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우리의 인생은 운일까, 능력일까? 인생의 성취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이다, 그것도 80%가 운이라고 말하는 의사 출신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정책학과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철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책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김현철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책 제목이
◎ 김현철 >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 김현철 >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그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 한번 교수님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런 질문 많이 들으실 거예요. 원래 의사셨잖아요.
◎ 김현철 > 지금도 의사입니다.
◎ 진행자 > 그렇죠. 자격증이 있으니까. 저도 지금도 변호사입니다. 자격증이 있으니까요. 일도 하고 있기는 한데 근데 의사를 그만두고 경제학 공부를 해야 되겠다. 많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은 처음 듣는 분도 계시니까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되신 거예요?
◎ 김현철 > 제가 의과대학 졸업 다닐 때 만났던 환자분들이 저의 마음속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기억 많이 나는 환자 분이요. 굉장히 얼굴을 딱 보는 순간 저는 할머니인 줄 알았는데 45세 여성이었는데요. 말기암으로 저한테 오셨어요. 그런데 저한테 그런 현실에 대해서 부정하시면서 선생님 이거 암 아니죠? 이렇게 하는데 제가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반면에 제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있었던 의사였는데요. 그 주변에서 오시는 분들은 또 한결 같이 또 일찍 오시더라고요.
◎ 진행자 > 의료 불평등, 경제적 문제 건강 불평등.
◎ 김현철 > 건강 불평등은 의료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경제의 문제이거든요. 그래서 사람을 살릴 때 외과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면요. 그거 굉장히 멋있거든요. 저 지금도 외과의사를 동경하는데요. 내가 평생에 사람을 얼마나 많이 살릴 수 있을까. 하루에 한 명 살릴 수 있다면 1년이면 한 한 300명 10년이면 3천 명 이 정도 많이 살리면 굉장히 성공한 외과의사인데 나쁜 경제정책은 몇 명을 죽일 수 있을까 한번 생각을 해봤어요. 혹시 중국에서 일어났던 대기근 이런 게 다 인재이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 김현철 > 수백만 명씩 죽고 나쁜 경제 정책은 사실 한 나라를 골로 보낼 수도 있는
◎ 진행자 > 골로 보낸다.
◎ 김현철 > 네, 그럴 수 있는 정책이라서 역설적으로 좋은 경제 정책 만들 수 있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했던 공부가 20년이 흘러버렸습니다.
◎ 진행자 > 그러셨군요. 갑자기 한완상 서울대 사회학과 전 교수님이 본인도 의대를 가려고 했다가 소셜 닥터가 되어야 되겠다라고 해서 사회학과를 선택했다라고 하는 유명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거든요.
◎ 김현철 > 그렇군요. 경제학 하셨어야 되는데.
◎ 진행자 > 사회학을 하셨어요. 소셜 닥터다 사회학자가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그렇다면 소위 건강 불평등 문제를 보면서 경제학을 결심을 했다. 조금 아직은 확실히 와닿지 않아요. 경제학이 그러면 정말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느냐. 그런 건강 불평등을 겪고 있는 분들도 경제학이 해결의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또 하실 것 같아요.
◎ 김현철 > 네, 현대 경제학 지난 20년간의 큰 흐름을 좀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많이들 아시다시피 데이터의 양과 질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지난 2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제학적 연구 방법론이 지난 20년 동안 너무너무 많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경제학 그러면 주가 예측하고 부동산 가격 예측하고 이런 것들로 이렇게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그것보다는 보다 현실에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각종 복지제도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되며 그러한 효과는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릴 때 태아의 건강, 그 다음에 영유아 교육의 효과는 어떤지, 엄마가 밖에서 일하는 게 좋은지 집에서 애를 보는 게 더 좋은 건지, 아빠의 육아 참여는 어떤 건지, 친구는 어떤 친구를 만나면 좋은 건지, 이런 우리 실생활에서 굉장히 누구나 할 수 있는 중요한 사소해 보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내놓는 흐름으로 가서요. 이건 건강과 교육 문제, 건강 문제, 사회복지 문제 이런 것들을 다루는 경제학을 응용 미시경제학 분야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응용 미시경제학 그렇군요. 하긴 원래 경세제가 세상을 가지런히 하고 가정을 공동체 가족 공동체를 돌볼 수 있는 학문이라고 했는데, 너무 수학만 많이 뭔가 예측하고 이런 것만 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물론 예측도 필요하겠죠.
◎ 김현철 > 지금은 굉장히 통계학에 가까워져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응용 미시경제학. 전에 제가 신상식의 오늘이라는 코너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교수님의 저서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이 책 보면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다라는 말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8할이 괜찮은 말인 것 같아요. 사실 안에 놓고 보면 거의 9할이 운이다라고 내용상으로 보자면 9할이 운이라고 써져 있던데 인생은 9할이 운이다보다는 8할이 운이다가 훨씬 더 입에 잘 감기기는 해요.
◎ 김현철 > 그러네요.
◎ 진행자 > 사실 우리 선생님께서는 의사 하시다가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경제학 박사 받고 코넬대에서 교수를 했어요. 능력주의의 화신 내지는 능력주의 아이돌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이런 분이 내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성취했다가 아니라 인생 8할이 운이야라고 얘기하니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가진 자의 여유입니까. 아니면 본인의 통찰, 인생은 이런 거야라는 본인의 통찰입니까?
◎ 김현철 > 둘 다 아닙니다.
◎ 진행자 > 둘 다 아닙니까?
◎ 김현철 > 둘 다 아니고요. 경제학 연구가 말하는 바입니다.
◎ 진행자 > 통계다.
◎ 김현철 > 네. 조금 소개를 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 진행자 > 말씀을 해 주시죠.
◎ 김현철 > 세계은행에 굉장히 유명한 경제학자가요. 이런 연구를 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득 자료를 다 모으고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 태어났는지 모으고 성별이 무엇인지 교육 연한이 어떤지 직업이 뭔지 이렇게 쭉 다 모은 다음에요. 무엇이 나의 소득을 가장 많이 설명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태어난 나라의 1인당 평균 GDP와 불평등지수인 지니 코에피션트 이 두 개만 있으면은 소득의 50%를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 진행자 > 본인 개인 소득의 50% 그 두 개 변수로.
◎ 김현철 > 네. 어느 나라에 태어났는지가 일단 소득의 50%를 설명합니다.
◎ 진행자 > 대한민국에 태어났느냐 굉장히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느냐 또 굉장히 소득이 높은 나라에 태어났느냐가 이미 절반.
◎ 김현철 >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치면 우리나라는 상위 20% 안에 들어가는 거고요. 그리고 사실 우리가 술자리에서 흔히 많이 하던 얘기입니다. 60km만 위쪽으로 올라가서 위쪽 동네에서 태어났으면 지금쯤 김정은을 찬양하고 살고 있는 것이고, 또 그리고 아프리카에 태어났거나 아니면 지금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이나 우크라이나에 태어났으면 너무너무 힘든 삶을 사는 것이죠. 그래서 일단 태어난 나라가 너무 중요하고요. 그런 다음에 무엇이 중요한가. 사실 생각해 보면 부모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진행자 > 그렇죠.
◎ 김현철 > 금수저를 먹고 태어났는지 아니면 흙수저인지 근데 이 부모가 주는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가 크게 첫 번째는 유전이고요.
◎ 진행자 > 능력, 유전을 통해서 얻게 되는 본인의 어떤
◎ 김현철 > 능력도 있지만 외모도 있고요.
◎ 진행자 > 외모, 굉장히 중요한 변수를 뺐네요.
◎ 김현철 > 외모도 있고 그 모든 유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부모님이 또 주시는 게 어릴 때의 성장 환경, 부모님이 크게 두 개 주시는데 부모님이 두 개 다 주시는 것 때문에 어떤 게 더 큰지 밝히는 게 사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 진행자 > 그렇죠.
◎ 김현철 > 그래서 했던 연구가 우리나라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많이 외국에 입양이 됐습니다. 그랬는데 그 입양이 부모가 선택할 수가 없고요. 이렇게 마치 태어나듯이 이렇게 랜덤하게 배정이 됐어요. 그 나라에. 그래갖고 뭘 비교할 수가 있냐 하면 입양아와 친자녀를 비교해 볼 수가 있는데요. 친자녀의 경우에는 부모에게서 유전도 받고 환경도 받잖아요. 그런데 입양된 자녀는 환경만 받잖아요. 그걸 통해서 DNA 유전만의 효과를 이제 측정해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밝힌 바가 소득의 33%, 사실은 33몇%인데 한 30%를 최소한 30%를 유전이 설명하더라.
◎ 진행자 > 그럼 그렇게만 해도 8할이 넘는데요. 나라가 5할, 부모의 유전자가 3할 3푼.
◎ 김현철 > 3할 3푼이죠. 그리고 부모님이 주신 어릴 때의 환경을 아무리 못 잡아도 1할 정도는 잡아줘야 될 거 아니에요.
◎ 진행자 > 그렇죠. 그럼 9할이 넘어요.
◎ 김현철 > 사실 9할이 넘어가기 때문에 정말 많은 부분이, 근데 이거 중에서 내가 선택하고 내 노력인 게 전혀 없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 김현철 > 저만 해도요. 좋은 능력주의의 세계에서 공부를 잘해서 이렇게 좋은 대학의 교수가 되고 막 이렇게 했지만 제가 대한민국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부모님께서 교육에 신경 쓰시는 부모님이 아니었더라면 그렇다면 전혀 이런 삶을 살 수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아까 질문하셨는데 제가 인생을 돌아본다 이런 개념보다는 경제학의 연구 결과가 김현철 당시 니가 이룬 게 9할이 8할도 넘게 9할이 네가 이룬 게 아니잖아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제가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 진행자 > 쿨하게, 쿨하게. 야 통계가 그래 인생 9할은 운이고 많아봐야 1할 정도, 10% 정도가 본인의 노력, 내지는 또 사실은 성장하면서 또 주변이 주는 또 운이라는 게 있잖아요.
◎ 김현철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주변에서 우여곡절이라는 게.
◎ 김현철 > 또 노력할 수 있는 힘도요. 많은 부분이 또 유전자와 부모님의 어릴 때 주시던 양육환경에서 나오거든요.
◎ 진행자 > 맞아요.
◎ 김현철 > 그래서 어떻게 보면요. 거의 그런 것이 0으로 수렴, 내 노력 정말 순수한 나의 노력은 정말 작은 부분인 것이죠.
◎ 진행자 > 이런 얘기 참 신선한데, 왜냐하면 메리토크라시라고 할 정도로 능력주의가 가장 효율적이고 그리고 그 능력주의에 따라서 어떤 일정한 성과를 낸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최근에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거죠.
◎ 김현철 > 그렇죠. 저는 그게 굉장히 슬픈 게요. 왜냐하면 이렇게 주어진 운이요. 평등하게 나눠졌다면 그렇게 불만하지 않겠는데, 굉장히 불평등하게 나눠지잖아요. 태어난 나라도 굉장히 다 다르고, 어떤 부모 만났느냐가 내 인생을 이렇게까지 많이 좌우하고 있다면 이렇게 있는 대로 살아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조금 공정한 것인가 다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굉장히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워낙 능력주의에 따른 배분이라고 하는 것이 자원의 배분이 그것이야말로 공정이고 정의다라고 하는 얘기가 횡행하다 보니까 우리 김 교수님 말씀이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게 저는 들었고요. 그렇다면 그런 마음을 이게 마음을 먹는다가 아니라 그런 사실을 김 교수님 말씀에 따라서 인정한다면 내 인생의 9할 거의 100%가 운이다 라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이거잖아요. 그건 무슨 종교적 마인드나 이타적 마인드도 아니고 그게 사실이니까 사실을 인정한다면 어떻게 세상이 좀 변할까요?
◎ 김현철 > 운이 좋았던 사람과 운이 나빴던 사람을 따로 구분지어서 한번 얘기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운이 좋았던 사람들에게는 당신이 이룬 게 다 네가 이룬 게 솔직히 아니잖아라고 한다면 조금 운이 나빴던 사람들한테 가진 것을 나눠주는 것에 대해서 너무 인색할 필요가 없으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국가가 주는 게 50%거든요.
◎ 진행자 > 그러네요.
◎ 김현철 > 국가가 50%를 뛰어간다고 해서 국가가 50% 줬는데 많은 부분 세금으로 내잖아요. 그거 너무 아까워하실 필요 없다. 당신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거 못 이뤘다라는 사실을
◎ 진행자 > 50% 과세론의 확실한 근거를 지금.
◎ 김현철 > 아이고 이렇게 되면 제가 또 굉장한 공격을 받을 텐데 걱정됩니다만
◎ 진행자 > 논리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정책이라는 것은 항상 연착륙해야 되기 때문에 단계가 있겠지만 어쨌든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그러하다 라는 말씀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 김현철 > 운 나쁜 사람 쪽에서는
◎ 진행자 > 그쪽으로도 말씀을 해주시죠.
◎ 김현철 > 운 나쁜 분들한테는요. 사실 운 나쁜 분들이요. 노력을 안 하시는 분들이 아닙니다. 첫 번째 노력을 못하시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인생이 굉장히 힘들어지면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들은 위로를 드리고 싶어요.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고 당신이 노력 안 해서가 아니라 정말 당신이 운이 없었기 때문이다 라고 위로를 드리고 싶고요. 좋은 사회는 이렇게 운 나쁜 사람들에게 좀 더 관용을 베풀고 또 사회시스템이 이런 분들이 영원히 낙오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지 되는 것이겠죠.
◎ 진행자 > 그런데 우리 김 교수님 말씀 그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거칠게 나눠본다면 미국 같은 경우 소위 신자유주의가 하나의 가치로 정착된 이런 곳에서는 그것이 운 좋은 사람들의 소위 자선 체러티 이런 쪽으로 이렇게 발현이 된다면 유럽 스웨덴 사회복지 국가나 이런 데는 그 운 좋은 사람들의 아까 국가가 50 절반이야. 50%가 당신의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준 거야라고 하면 복지 시스템을 통해서 해결하는 사회도 있잖아요. 어느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조금 그럴 수 있는데 둘 다 필요하겠지만 김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 김현철 > 그건 결국은 우리 국민들이 컨센서스를 이루어가는 방향이 국민들이 만들어야 되는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되는 거고요. 지금 우리 사회는 무부담 무복지 사회에서 저부담 저복지 사회로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중부담 중복지 정도 되는 거고요. 그 다음에 북구 유럽 쪽은 고부담 고복지인데요. 어디로 가야 되느냐, 저는 두 개 다 필요한 거죠. 어떻게 두 개가 완전히 서로 배타적인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우상향하는 방향으로 쭉 가야 되는데 여기서 우리의 마인드셋이 어려운 사람들한테 돈을 다시 재분배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인색하지 말자. 이게 스타팅 포인트다. 이게 출발점이고 저는 둘 다 필요하고 지금 당장 중부담 중복지부터 한번 가보자.
◎ 진행자 > 중부담 중복지.
◎ 김현철 > 부터 일단 가고 왜냐면 이렇게 점프할 수 없잖아요. 한 번에.
◎ 진행자 > 고부담 고복지를 한꺼번에 갈 수는 없다.
◎ 김현철 > 없으니까 쭉 계속 올라가는 방향으로 가면서 우리가 컨센서스를 이루어 가는 거죠.
◎ 진행자 > 선생님 말씀을 보자면 말하자면 사회적 운명이나 출생 조건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 이게 사실은 가장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가 될 것 같은데 그렇잖아요. 그러면 이건 소위 전통적인 복지 시스템을 구분을 할 때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스웨덴 스타일의 그런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모두에게 급식은 무상급식 모두에게 다 하자라고 하는 쪽보다는 사회적 운명이나 출생 조건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그런 소위 흔히 잔여적 복지라고 개념화해서 얘기하는 사회안전망 정도만 깔아두면 된다. 이러면 지나치게 소극적인 거 아니야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김현철 > 저는 그 부분을 약간 가진 생각에 따라서 약간 양극단으로 가는 것 같은데요. 저는 우리나라 시스템에서 약간 섞어야 된다고 봅니다.
◎ 진행자 > 보편복지와 또는 집중해야 되는 부분,
◎ 김현철 > 가난한 사람들에 집중해야 되는 해야 되는, 그래서 현금성 급여 같은 것들 진짜 가난한 사람들한테 지금 우리는 국기초하잖아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이거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 파악이 잘되니까 저희가 이렇게 집중해서 많이 그분들한테 돈을 드리는 부분은 집중할 수 있어야 된다고 보고요. 대신에 예를 들어 육아휴직이라든지 아니면 아이를 낳았을 때 주는 출산 크레딧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당연히 모든 국민에게 다 줄 수 있는 부분이 되어야 되고, 그래서 어느 하나를 꼭 당장 선택해야 된다라기보다는 우리나라에 처한 현실에 맞게 그 두 부분을 너무 극단으로 가져가지 말고 예를 들어 현금성 복지는 굉장히 돈이 많이 드는 부분이 있거든요.
◎ 진행자 > 그렇죠.
◎ 김현철 > 그런 부분들한테 전 국민한테 지금 100만 원씩 주자고 그러면 실현 가능하지가 아예 않잖아요. 당장.
◎ 진행자 > 당장은.
◎ 김현철 > 당장은 안 되죠.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이 예를 들어 지금 OECD 1위니까 그러한 시급한 문제들은 리소스를 그렇게 활용 집중하고 또 어떤 부분들 우리가 큰 복지 사회를 그려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육아휴직 같은 데 어디 그런 것들을 소득에 기반해서 하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출산 크레딧 같은 것들도 충분히 보편적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거 하나로만 가지는 말자. 지금 당장은.
◎ 진행자 > 어쨌든 지금 우리 사회를 저부담 저복지 사회로 지금 판단을 하고 계시고 그렇다면 중부담 중복지 쪽으로 시스템을 큰 방향으로 보고 어려운 분들에게 집중적으로 현금성 복지도 준비해야 된다. 이념적으로 어느 하나를 선택할 일은 아니다.
◎ 김현철 >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또 이 책 2부 제목이 뜨거운 마음이 전부는 아니다라고요. 쭉 보니까 요즘 말로 하자면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 김현철 > 그런 말도 있나요?
◎ 진행자 > 네.
◎ 김현철 > 무섭네요.
◎ 진행자 > 선의만 가지고 잘못 뭔가 시스템을 시작을 하거나 시스템을 잘못 시작하거나 길을 잘못 들면 원치 않는 결과에 도달할 수도 있다.
◎ 김현철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 김현철 > 이거 잘못 말하면 제가 많이 공격을 받을 수 것 같아요.
◎ 진행자 > 살짝만.
◎ 김현철 > 근데 사실은 정책 중에서요. 실패하는 정책이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되게 안타깝게도요. 우리는 실패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전 정부에서 이거 했는데 이거 잘못됐잖아 그러면 그게 지금 전 정부 탓인가, 지금 니가 못하는 거잖아 이런 식으로 이렇게 막 싸우잖아요. 그런 식으로 어떤 정책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엄밀한 과학적 근거를 만드는 일이 사실 생각보다 쉽지 않고요. 그러나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 바로 이런 순간입니다.
◎ 진행자 >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책 제목이 한 번 나왔습니다.
◎ 김현철 > 그래서 현대 경제학이 이런 정책들을 평가하고 작동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툴을 많이 제공했습니다. 사실 제가 제 책에서 말씀드린 부분 중에 하나는요. 우리나라 암 검진도 얘기했습니다. 정부가 되게 야심차게 조 단위 돈을 써서 전 국민에게 암 검진을 하거든요.
◎ 진행자 > 저도 받습니다.
◎ 김현철 > 많은 분들 많습니다. 근데 우리나라 민간 암 검진도 있고 우리나라는 배가 아프면 쉽게 병원에 가서 검진도 받을 수 있고 위내시경 쉽게 봤잖아요. 근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야심차게 전 국민 암 검진을 했는데 제가 사실은 박사논문 챕터1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엄청나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 생각하고 또 제가 경제학 공부하던 첫 번째 모티베이션이 이런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시작했는데 이거 보니까 효과가 거의 없는 거예요. 이게 왜 그런가 봤더니
◎ 진행자 > 왜 그렇습니까?
◎ 김현철 > 원래 검진을 해서 국가 암 검진을 했을 때 가만히 놔둔 사람들보다 암 발견이 굉장히 빨라져야 되는 거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그래야 효과가 있는 거죠.
◎ 김현철 > 그래야 효과가 있는 건데 우리나라는 다른 의료 시스템이 그래도 괜찮기 때문에 금방 배가 아프거나 아니면 민간 검진을 통해서 또 발견을 쉽게 해요. 그래서 그 차이가 한 6개월 정도 당깁니다.
◎ 진행자 > 그럼 6개월 차이를 발생시키기 위해서 그 정도 리소스를 자원을 투여하는 것이 적절한가.
◎ 김현철 > 적절한가 아닌가 하는 질문이 또 생길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어떤 분들은 그래도 6개월이 어디야 이렇게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요. 전 국민의 암 검진을 딱 했을 때 진짜 암 검진을 받아봐야 되는 분들은 암에 많이 걸릴 분들이잖아요. 생활 태도가 안 좋으신 분들 만날 술 담배하시고 험하게 사시는 분들이 사실 많이 오셔야 되고 화이트칼라는 아무래도 암 덜 걸리거든요. 이런 분들보다는 어려운 분들이 많이 오셔야 되는데 암 검진 받으러 오세요 그럼 누가 많이 올 것 같아요?
◎ 진행자 > 직장 다니는 분들이 많이 가게 돼 있습니다.
◎ 김현철 > 그렇습니다. 근데 그 사람들은 암에 훨씬 덜 걸립니다. 그래서 정책이 큰 자원을 쓸 때는요. 아까 우리 계속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사실 진짜 약자를 많이 배려한다면 이런 분들을 잘 골라서 또 그분들한테 했어야 되는데 시스템상 잘 안 돼서 실패로 돌아간 사례를 논문 제 논문에 밝혀진 바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재밌는 연구 결과.
◎ 김현철 > 마치 사람을 살릴 것 같은 이 너무나도 선의 가득한 정책이잖아요. 조 단위를 쓰고 그렇지만 사람을 살리는 데 일조하지 못했다,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 진행자 > 너무 재밌게 얘기를 하다 보니까 벌써 시간이.
◎ 김현철 > 벌써 다 됐나요.
◎ 진행자 > 다 됐는데요. 마지막 질문으로 바로 가야 되겠네요.
◎ 김현철 > 그렇군요.
◎ 진행자 > 그래도 제가 궁금했던 부분들은 많이 여쭤봤던 것 같고 보수와 진보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이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서 공동체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데,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 김현철 > 약자에게 따뜻해지자 내가 가진 것은 운이었다. 그 말씀 첫 번째로 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는요. 제가 또 재난 관련된 연구를 하다 보니까요. 프랑스에서 있던 테러 사건 아니면 쓰나미 이런 사건들이 있을 때 공동체가 오히려 단결하고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의 재난들은요. 그거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경험했던 재난들,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이라든지 아니면 이태원 사건 이후에 우리 사회가 더 단결하고 더 좋아졌을까 하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좋은 공동체는 울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그런 사람들을 위로하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그런 따뜻한 마음을 좀 더 가진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철 홍콩 과기대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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