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싣고 꿈 싣고…새해 첫날, 146번 '새벽 만원버스' 풍경

김지윤 기자 2024. 1. 1. 20: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강북에서 강남을 잇는 '새벽 만원 버스'는 새해 첫날에도 '만원'이었습니다. 환자들에게 따뜻한 아침밥을 먹이려고, 주민들이 일어나기 전 아파트를 깨끗이 치우려고 새벽 4시부터 하루를 시작한 분들인데요.

김지윤 기자가 함께 첫차에 올라 이분들의 새해 첫날 하루를 담아왔습니다.

[기자]

아직 새벽 어둠이 깊습니다.

차고지도 조용합니다.

버스 한 대에 불이 켜집니다.

익숙하게 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안전띠를 점검합니다.

서울 상계동에서 강남까지 운행하는 146번 버스입니다.

지금 시간이 4시인데 조금 뒤면 올해의 첫 차가 운행된다고 합니다.

어떤 분들이 타는지 만나보겠습니다.

강북과 강남을 가로지르는 이 버스는 새벽 첫 차가 가장 붐벼 '새벽 만원버스'로 유명합니다.

환자들의 아침밥을 책임지는 조리원은 이 버스를 타려고 오늘도 새벽 3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최혜림/서울 창동 : 병원에는 환자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휴일이 정해져있지 않고. (병원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이런 휴무일 때는 100인분 정도 (만들어요).]

아파트 미화원은 8년째 같은 시간에 두 시간 거리 일터로 출발합니다.

[백하인/서울 하계동 :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 근무해. 10층 건물이 스물 여섯 동, 재활용 담당이 둘이에요.]

30년 가까이 타다 보니 버스 기사보다 익숙한 승객도 있습니다.

[강순옥/서울 상계동 : 저는 이거 처음 생겼을 때부터 탔죠. (강남에) 근무한지가 30년 가까이 되니까. 얼굴 다 알아요. 그분들이 누가 탄다, 어디서 내린다까지 싹 다 알거든.]

새해 첫 날이지만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승객이 가득 찼습니다.

쪽잠을 자고 또 깨서 창밖을 바라보는 사이 강남에 도착했습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달려왔지만 오늘 인사는 조금 달랐습니다.

[기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안녕히가세요.]

[선영주/ 버스 기사 : 하루에 두 바퀴를 돌기 때문에, (상계로) 갔다가 아침먹고 한 번 또 돌아야죠.]

내일도 146번 버스는 같은 시간 상계 7단지에서 출발합니다.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 영상자막 김형건]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