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0] 이재명·한동훈 리더십 대결… `국민 눈높이` 공천에 달렸다

김미경 2024. 1. 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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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여야 사령탑의 '리더십' 대결이 22대 총선 승패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로 승부수를 띄우고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예고하면서 표심의 시선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상명하복식 당정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당화'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비명계의 이탈 규모에 따라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터라 이 대표의 '통합 리더십'이 절실하지만 요지부동이다.

1일 정치권 안팎의 평가를 종합하면 대체로 한 위원장이 22대 총선으로 가는 100일 간의 여정에서 선취점을 얻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민주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선민후사'를 앞세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천의 선제적 조건으로 내걸어 혁신의 깃발을 올렸다. 사실상 실패로 끝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을 한동훈 비대위가 넘겨받아 더욱 강도높은 변혁을 추진할 것을 예고한 것이다. 한 위원장이 민주당 중에서도 '운동권 특권정치'를 겨냥한 것은 기득권 세대에 반감을 갖고 있는 2030 표심을 자극하려는 포석이다. 한국갤럽이 1일 공개한 여론조사(중앙일보 의뢰, 12월 28~29일 조사,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한 위원장의 '운동권 정치 청산'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52%,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38%로 공감 쪽이 우세했다.

한 위원장의 첫 시험대인 비대위원 인선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한 비대위원장은 △민경우(58) 대안연대 상임대표 △김경률(54) 회계사 △윤도현(21) '자립준비 청년 지원(SOL)' 대표 △한지아(45) 을지대 재활의학 부교수 △구자룡(45)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장서정(45) 보육·교육 플랫폼 '자란다' 대표 △박은식(39)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대안포럼' 대표 △김예지(43) 국회의원 등 8명을 비대위원으로 지명했으나, 민경우 비대위원은 노인 비하발언 논란으로 결국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었고, 저도 동의하지 않는 발언이었다"며 "노인회장께도 따로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희가 출발하는 시점에 안타까운 부분이 생겼는데 앞으로 언행이 더욱 신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분열의 위기를 돌파할 뾰족한 '한수'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새해 첫날 '단합'을 강조했으나 되레 민주당은 분당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 등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가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창당을 공식화했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의 궁극적인 리더십 대결은 '공천'에서 판가름 난다. 공천관리위원장 인선부터 공정한 공천, 인적 쇄신을 담은 공천 등 누가 국민을 만족시키는 공천을 할지에 총선 승패가 달려 있다. 공관위원장 인선은 민주당이 먼저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학자 출신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비명계에서는 임 교수가 지난해 대선 당시 이 대표를 지지했다는 것을 문제 삼아 '친명(친이재명) 일색' 공천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당헌에 따라 11일 전까진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 임명을 마쳐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이 또 다른 파격을 보일지에 이목이 쏠린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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