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한 끼 400원…눈물 나는 ‘짠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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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중국 경제는 올해도 암울한 전망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중국 청년들, 하는 수 없이 새해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중국 청년들의 짠내나는 소비 패턴, 남 일 같지만은 않은데요.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 입니다.
[기자]
새해 첫 날. 일출 관람 장소로 유명한 중국 베이징 자금성 인근 공원에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비는 중국 쳥년들은 모두 올 한해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20대 취업 준비생]
"이제 곧 취업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벌고 싶어요."
[20대 직장인]
"제가 목표한 것보다 좀 더 많이 돈을 모으고 싶어요."
4년 전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난에 취업난까지 더해지면서 먹고 살기 힘들어진 중국 청년들은 생활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서 멋을 포기하고 우리 돈 2만 원짜리 방한복을 입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 관저우 경무관리대 재학생]
"학생이니까 입었을 때 따뜻하기만 하면 된 거라 생각해요."
군복을 연상케 하는 이 코트는 주로 저소득층에서 즐겨 입는 옷으로 여겨졌는데, 최근에는 멋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중국 의류 판매자]
"이 방한복이 이전보다 판매량이 약 30% 늘어난 것 같아요."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식비를 아끼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음식 값이 저렴한 식당엔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1인 분에 우리 돈 400원 정도하는 면 요리입니다.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나 팔다 남은 재고품을 따로 모아 싸게 파는 '린치 마트'는 중국 청년들의 생활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린치 마트 손님]
"물건이 많고 싸요. (여기 오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값 싸게 많이 살 수 있으니까요."
최근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국산품을 애용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데, 불황 앞에선 이들의 '애국 소비'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온라인 방송인이 "중국산 화장품이 비싸다"고 비판한 한 소비자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가 반발이 일자 사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리자치 (중국 인플루언서/ 지난해 9월)]
"때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세요. 수년간 월급이 올랐는지 안 올랐는지. 일은 열심히 했는지."
[리자치(중국 인플루언서 / 지난해 9월)]
"죄송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실망을 안겼습니다."
최근 중국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21%를 기록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생계에 대한 청년들의 걱정과 불만이 새해 중국의 가장 치명적인 뇌관으로 부상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박혜린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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