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600년 역사 성곽에 욕설…1m 복원에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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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으로 한동안 시끄러웠죠.
다른 문화재는 괜찮을까요?
들여다보니 크고 작은 낙서투성이였습니다.
장난이라 치부하기엔 복원에 들어가는 우리 세금, 시간 출혈이 적지가 않습니다.
이기상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기자]
새해 첫날 사람들로 붐비는 경복궁입니다.
올해는 낙서 테러로 인해 이렇게 일부가 가려진 채 새해를 맞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낙서나 훼손문제, 문화재 전반에 심각한데요, 현장 취재했습니다.
조선 시대 나랏일을 논하던 사정전.
낡은 나무문 틈에 휘갈겨 쓴 낙서가 보입니다.
강녕전 단청 벽면에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김사덕 /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술위원]
"(낙서가) 정말 오래된 거, 오래된 상황이네요. 그죠?"
경복궁의 부엌 역할을 하던 내소주방 인근 돌담은 아예 관람객 방명록으로 전락했습니다.
태조 때부터 쌓기 시작한 서울 성곽길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조선 시대 초기에 세워진 성곽길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돌들 사이로 파란색 스프레이 낙서가 보입니다.
세워진 지 600년이 넘은 석조 구조물인데, 복원을 위해 상처를 내야 하는 겁니다.
[김사덕 / 문화재청 문화재수리기술위원(pip)]
"쓴 사람은 단기간에 그냥 슬쩍할 수도 있지만, 복원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고민을 진짜 많이 해야 될 상황"
문화재를 복원 전엔 수백 년 전 쓰인 재료의 성분부터 분석한 뒤 예상 반응에 따라 복원법을 정합니다.
모래알 같은 작은 입자를 고압으로 뿌리거나 레이저를 쪼여 오염물을 기화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섬세한 작업이지만 손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용운 / 문화재 복원업체 실장]
"아무래도 타격이 들어가다 보니까 미세하게 표면에 손상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성곽 1m 복원에 최대 일주일이 걸립니다.
[김영택 / 문화재 복원업체 대표]
"석재 표면에 영향을 안 주고 저희가 처리를 하다 보니까 한 1제곱미터를 처리하는 데도 수일이 걸립니다."
지난 2022년 서울 4대궁과 종묘 등 보수작업에만 200억 원이 들었습니다.
[한유리 / 인천 서구]
"부끄러운 부분들이 좀 많고, 좀 의식을 가지고 우리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한테도 잘 보여줄 수 있고"
[박도윤 / 경남 양산]
"진짜 우리 문화재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문화재에 낙서를 해버리면 우리 후손에게 남겨줄 수 없으니까."
논란이 커지자 문화재청은 오는 4일 고강도 관리대책을 발표합니다.
현장카메라 이기상입니다.
이기상 기자 wakeu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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