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2남5녀' 다둥이네 "다자녀 행복, 많은 사람들 느끼길 바라"
일곱 아이들 똘똘 뭉쳐 가장 든든한 버팀목 돼
다자녀 가정 적극 추천 섬세한 지원 정책 과제
부모 유지선·정재은 씨
"처음엔 아내도 저도 막연하게 '4명만 낳자' 생각했는데, 내 편이 많아진다는 기쁨에 이렇게 됐네요."
2남 5녀 다자녀 부모 유지선(45)·정재은(39) 씨 부부는 '다둥이' 가족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부부에게 '저출산 시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내 편'이 많아진다는 행복감에 4자녀 출산 계획은 어느새 7명으로 늘었다. 부부에게 '내 편'은 각자의 삶에서 '서로의 편'이 돼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의 다둥이 가족은 어쩌면 운명적(?)이다. 부부는 대학원생과 학부생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2010년 아내 정 씨는 뱃속에 첫째 아들 호성이를 품은 채 결혼식을 올렸다. 다자녀의 시작이었다. 이 때부터 부부는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감에 흠뻑 빠지게 됐다.
양육의 어려움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직장 일로 분주할 때면, 양가 식구들이 총출동, 두 팔을 걷어붙이고 아이들을 돌봐줬다.
부부의 사랑과 가족들의 물심양면 지원 덕분이었을까, 어느새 아이들은 6명이 됐고, 아내 정 씨는 2019년 3월 13일 막내 아들 호서를 출산했다. 여섯째 연우가 태어난 지 2년만의 일이다. 거의 해마다 한 자녀씩 출산한 꼴이지만, 어려움보다 행복함이 더 컸다. 7남매가 집 안을 채우면서 거실은 항상 온기로 가득 찼다. 많은 자녀를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속에서 찾은 행복감이 더 컸다는 게 부부의 설명이다.
아이들끼리 나이 차이가 많지 않지만, 부부가 없을 땐 형·누나들이 부모가 돼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부부의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 저녁식사를 차리는 것은 기본이며, 다른 또래와 다퉈도 서로의 편이 돼 주면서 걱정을 덜었다. 유 씨는 "퇴근 시간이 8-9시여서 식사를 못 챙겨줄 때가 많은데, 알아서 김치볶음밥, 오므라이스를 요리해서 동생들을 챙기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학교에서도 또래와 다툼이 났다는 얘기를 들으면 장남이 화를 내면서 한 걸음에 출동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혹여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와도, 아이들에게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문득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갑자기 병이 생기거나 좋지 않은 상황이 닥쳐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엔 충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할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7명의 자녀들은 '서로의 편'이다. 그만큼 우애가 깊고,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쳤다. 부부에게는 이 또한 기특하고 믿음직한 구석이다. 지난 12월 18일. 부부에게는 또 하나의 소중한 기억이 담겼다. 미처 챙기지 못한 결혼기념일을 아이들이 기억해준 것이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이에요'라는 아이들의 축하와 함박웃음에 부부는 '이런 게 진짜 행복이구나'라는 고마움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덕분에 가족들과 감사의 편지를 나누게 됐고, 부부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뜻 깊은 추억이 새겨졌다.
부부는 다둥이 가족의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바란다. 결혼과 출산에서 자유롭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망설임 없이 다둥이 가족을 추천했다. 혼자일 때의 자유로움보다, 가정이라는 집단으로 묶였을 때의 행복함과 풍요로움이 더 크다고 전한다.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정부의 정책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소득 수준 등 정부의 다둥이 가족 지원 기준이 현실적이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는 아쉬움이다. 이들 역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아내 정 씨는 "과거 주민센터에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 본 적이 있는데 아쉽게 기준에 못 미쳐서 대상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며 "다자녀 출산을 계획해도 소득이 연 4000만 원을 넘거나, 주택을 보유하면 양육비 지원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많아지면 소득이 평균인 사람도 생활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다"라며 "예쁜 아이들을 보면서, 지원까지 적절히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다둥이 가족이 많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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