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서로 달랐던 전세계 신년 맞이, 가자·우크라에선 포성
전 세계 사람들이 지나간 2023년의 아쉬움은 잊고 2024년 새해가 더욱 밝고 희망차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해를 넘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불꽃놀이 대신 포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이한 지구 동쪽 끝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도시의 최고층 빌딩인 스카이 타워를 비춘 레이저 조명, 애니메이션 쇼와 함께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1만3500발의 형형색색 불꽃이 새해와 함께 오페라하우스의 50주년을 축하했습니다. 시드니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00만명이 하버브리지 주변 바닷가와 보트에서 신년을 맞이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열렸습니다. 홍콩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빅토리아 항구에 모여 불꽃놀이를 즐겼습니다. 태국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 등 아시아 각지의 랜드마크에서도 화려한 축포가 터졌습니다.
유럽에선 축하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긴장감도 흘렀습니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 4500명의 경찰이 거리 질서 유지에 나섰고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는 경찰 6000명이 투입되어 150만명의 인파가 몰린 샹젤리제 거리를 통제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한 테러 위협이 제기되면서 5000명의 군인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 함께 신년 전야 예배에 참석해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선 588개의 LED 전구로 만든 7피트(약 213㎝) 높이의 '2024'라는 숫자 패널에 불이 켜지자 모여든 시민들은 일제히 새해를 축하했습니다. 뉴욕의 신년 행사 인파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신년 행사 주변에 완충 지대를 만들어 시위 위험을 차단했고 드론을 띄워 감시를 강화했습니다.
전쟁 3개월을 앞둔 가자지구에선 새해의 희망을 찾아보긴 어려웠습니다. 새해 전날도 이곳에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5명이 숨졌습니다. 피란민들은 더 이상 대피할 곳도 없는 가자지구에서 새해 첫날에도 음식과 물, 지낼 곳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피란을 온 중년 남성 아부 압둘라 알아가는 "올해는 폐허가 된 집터로 돌아가 텐트라도 치고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2024년이 시작됐다"면서 "장기전에 대비한 병력 운용상의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이 2년을 앞둔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키이우 시민 테티아나 쇼스트카는 "승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승리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우리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의 손으로 우리 미래를 지키기 때문에 더 나은 내일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전통적으로 붉은 광장에서 열리던 불꽃놀이와 콘서트가 2년 연속으로 취소됐습니다. 전날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가 포격을 받은 것을 계기로 모스크바 외 다른 곳곳에서도 신년 행사가 취소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어려운 일이 있어도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송년 미사를 집전하며 전 세계에 감사와 희망이 가득하길 기원했습니다. 그는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수단 국민과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무력 충돌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얼마나 많은 파괴와 고통, 빈곤이 발생했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이들 분쟁에 관련된 이들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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