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새해 벽두에 10만 명 바람만 맞힌 통신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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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산치수(治山治水·산을 관리하고 물을 다스림)라고 자연재해를 관리하는 일은 정치의 기본으로 꼽혔습니다.
치산치수가 잘못되면 산사태 홍수 가뭄 등으로 민심이 급격하게 흉흉해지고 정권을 붕괴시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산사태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가 아닌 통신장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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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산치수(治山治水·산을 관리하고 물을 다스림)라고 자연재해를 관리하는 일은 정치의 기본으로 꼽혔습니다. 치산치수가 잘못되면 산사태 홍수 가뭄 등으로 민심이 급격하게 흉흉해지고 정권을 붕괴시키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새해 벽두부터 부산시민과 관광객 10만 명을 바람 맞혀 민심을 악화시키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산사태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가 아닌 통신장애 때문입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드론쇼는 부산 대표 볼거리입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 수백~수천 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이런저런 형상을 만드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드론쇼를 보려고 부산에 오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부산 수영구가 자체 분석한 직접적인 경제효과만 연간 134억 원이고, 생산 등 파급효과까지 더하면 361억 원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수영구는 갑진년 ‘청룡의해’를 맞아 1일 0시에 드론 2000대를 동원한 대규모 드론쇼를 준비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광안리해수욕장에 모인 인파만 약 10만 명(경찰 추산). 이날 0시쯤 인근 주민에게 ‘광안리해변 일원 해넘이 인파 밀집으로 매우 혼잡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 문자가 전송될 정도로 일대가 북적였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돼도 드론이 뜨질 않았습니다. 수영구는 “0시30분까지 드론쇼가 지연된다”는 안내 방송까지 하며 인파들의 발길을 붙잡았으나, 결국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헛걸음으로 새해를 시작한 부신시민은 물론, 해외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은 “새해부터 시간 낭비를 시켜줘 기억에 남겠다”거나 “너무 황당하다. 이 겨울에 청룡 드론 쇼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며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운영에도 미숙한 점이 보였습니다. 한국어 안내방송만 나온 탓에 외국인은 제대로 된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통신장애가 자연재해에 준하는 영향력을 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하는 사고였습니다.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치산치수에 더해 통신장애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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