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쇼 돌연 취소 망신살… 기다리던 10만 인파 허탈·분노(종합2보)

박수빈 기자 2024. 1. 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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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가 자랑하는 광안리해수욕장의 드론쇼가 새해 첫 이벤트를 앞두고 돌연 취소되면서 행사를 보러 온 10만 명의 관광객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수영구는 공연을 강행하면 더 큰 사고가 우려돼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부산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광안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망신을 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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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서 예정됐던 카운트다운
인파 몰리며 통신장애로 급 취소
수영구, 30분 연기 안내했다가
결국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 중단
“비싼 숙소 잡고 일부러 왔는데”
전국 각지서 몰린 관광객 실망


부산 수영구가 자랑하는 광안리해수욕장의 드론쇼가 새해 첫 이벤트를 앞두고 돌연 취소되면서 행사를 보러 온 10만 명의 관광객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수영구는 공연을 강행하면 더 큰 사고가 우려돼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부산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광안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망신을 사게 됐다.

1일 0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새해맞이 드론 쇼 인파. 행사가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수많은 관람객이 불만을 호소했다. 독자제공


지난달 31일 오후 9시부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는 ‘광안리 M 드론라이트 쇼 2024 카운트다운’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밤 10시가 넘어서는 불꽃축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인파가 늘었다. 이날 행사는 드론 2000대를 동원해 새해를 앞둔 카운트다운 숫자를 연출하고 청룡의 이미지를 밤하늘에 수놓을 계획이었다. 대대적인 홍보와 리허설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이날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 몰린 인파는 경찰 추산으로 10만 명에 달했고, ‘광안리해변 일대 해넘이 인파 밀집으로 매우 혼잡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시민에게 전송되기도 했다.

이 같은 열기에도 불구, 갑작스러운 통신 장애로 제때 공연이 시작되지 않더니 결국 0시30분께 행사가 취소되면서 일대는 허탈과 분노의 현장으로 변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새해를 맞으러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상당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30대 부부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렸는데, 너무 허탈하다. 특히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았는데, 부산은 이런 행사 하나 못하냐는 소리를 들을까 민망할 지경”이라며 “사과 방송은 왜 안 하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SNS에도 행사 취소를 비난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비싼 숙박비를 지불하고 일부러 부산까지 왔는데, 갑작스러운 드론 쇼 취소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돈 시간 감정만 낭비했다”, “인파가 몰리면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 아닌가”, “10만 명은 물론 부산시민에게 사과하라”는 등의 글이 줄지었다.

구는 행사 직전 드론에 통신 불량이 발생해 안전상의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드론의 무선통신에는 와이파이를 사용하는데, 행사 직전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5㎓ 대역의 와이파이의 점유율이 상승해 일부 드론이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못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구는 드론이 제대로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못한 채 공연을 강행했다가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취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카운트다운 행사에는 4만 명이 방문한 데 그쳤으나, 이번 행사에는 2배 이상의 인원이 몰리며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추후 기상여건을 제외하고 예정된 공연이 통신 장애 등을 이유로 취소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영구는 통신 장애로 드론을 가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곧장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30분 뒤 진행하겠다’는 안내를 하면서 혼란을 부채질했다. 구의 안내를 믿고 기다린 시민은 결국 행사가 취소되자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못한 채 길거리를 헤매야 했다. 부산교통공사가 행사에 맞춰 도시철도 2호선 광안역의 막차 시간을 장산행은 새벽 1시36분, 호포행은 0시59분으로 연장했지만 시내버스 운행이 끝난 시간에 도시철도로 10만 인파를 감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에 대규모 인파의 귀갓길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면서 안전사고는 없었다.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광안리 방문객들께 드론쇼를 관람하지 못하고 늦은 시간 귀가에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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