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산딥 네일왈 폴리곤 공동 창업자 | “웹3.0, 금융 중개인 존재 지울 것…개인 간 거래 가능”

벵갈루루(인도)=김태호 조선비즈 기자 2024. 1. 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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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딥 네일왈 폴리곤 공동 창업자인도 경영연구소(IIM 뭄바이) 컴퓨터 기술·컴퓨터 시스템 기술 경영학 석사, 전 딜로이트 컨설턴트, 전 웰스푼 그룹 기술·공급망 총괄, 전 스코프웨버 대표사진 김태호 기자

“블록체인과 웹3.0은 이미 수많은 비전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금융 경제에서 중개인(middleman)의 존재를 지운 것이다. 중개인이 없는 것만으로도 금융 소비자에게 더 많은 효용이 돌아가고 글로벌 경제엔 더 많은 연료가 주입될 거다.”

산딥 네일왈(Sandeep Nailwal) 폴리곤 공동 창업자는 최근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 메리어트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효율성이라는 본질을 지닌 블록체인이 금융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웹3.0이 기존 금융에 두른 장벽을 없앨 것이라고 보는 신념이 묻어나는 대답이다. 네일왈은 블록체인 플랫폼 폴리곤을 만든 네 사람 중 한 명이다. 인도 출신 개발자인 그는 기존 이더리움 기반 네트워크의 확장성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2017년, 폴리곤을 만들었다. 레이어2(1세대 블록체인 레이어1을 바탕으로 확장한 블록체인 플랫폼)인 폴리곤은 폭 넓은 확장성을 갖췄고 출시 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폴리곤 네트워크의 전송 속도(TPS)는 최대 6만5000가량으로 알려져 이더리움(약 10~20)과 큰 속도 격차를 자랑한다. 이 같은 장점 덕에 폴리곤 기반으로 만들어진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앱)은 수만 개에 달한다. 지금까지 폴리곤에 기록된 트랜잭션(거래 기록)은 29억 건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SK텔레콤·넥슨 등 대기업과 오지스 등 블록체인 전문 기업이 앞다퉈 폴리곤과 손잡고 프로젝트 기획에 나섰다.

아울러 폴리곤은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젝트 개발에 쓰이는 메인넷(main-net)이기도 하다. 디파이 통계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폴리곤에 예치된 총자산(TVL)은 906억달러(약 119조1200억원)로 모든 블록체인 중 5위다. 지금껏 폴리곤을 활용한 디파이 프로젝트의 출시를 살펴본 네일왈은 기술이 가져올 대규모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3년 12월 7일(현지시각)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폴리곤 커넥트 행사장. 사진 폴리곤

블록체인과 웹3.0이 가져올 금융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인가.
“중개인의 존재를 지우는 것이다. 기존 금융 환경에선 중개인이 최소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며 금융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비용을 안긴다. 블록체인 상용화는 금융 유통 과정에 투입되는 돈을 줄여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웹3.0이 구현할 미래와 현재 금융권이 시도하는 혁신은 다르다는 뜻인가.
“현재 금융권에서 추진하는 혁신은 금융권 관계자들은 물론 금융 앱에 관련된 이들까지 개입돼 있다. 웹3.0은 이러한 모든 중간 관계자와 과정을 배제하고 개인 간 직접 금융 거래가 이뤄지도록 장벽을 허문다. 예컨대 블록체인이 보편화되면 은행이 파산해도 맡겨 놓은 돈이 휴지 조각이 되는 일이 없어진다. 모든 이가 안전하게 스스로 자산을 관리해 금융시장에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폴리곤이 선보인 프로젝트들은 미래 금융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폴리곤은 2023년 3월에 새로운 메인넷인 폴리곤 zkEVM을 공개했다.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가 폴리곤 zkEVM을 토대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곧 집중적으로 이 메인넷을 홍보할 계획이다.”

폴리곤 zkEVM은 호환성과 보안성을 개선한 폴리곤의 새로운 메인넷이다. 기존 폴리곤과 비교해 더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도 보안 성능이 뛰어나 금융 서비스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출시 9개월 만에 폴리곤 zkEVM에 모인 TVL은 2200만달러(약 289억원)를 돌파했다.

가상자산이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 기존의 제도권 금융을 전부 대체할 것이라 보는가.
“가상자산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현실에서 여러 가상자산 기반 신용카드 제공 업체가 있고 가상자산 펀드도 있다. 가상자산은 기존 전통적인 금융 환경에 추가돼 함께 역할을 하면 된다.”

웹3.0 대중화를 위해 선결돼야 할 숙제는 무엇인가.
“현재 웹3.0 기술은 상당히 복잡해 사용자 경험(UX)이 좋지 않으며 일 활성 이용자(DAU)수가 500만 명을 넘기면, 그 메인넷 전체가 오작동할 정도로 규모의 확장성(scalability)이 부족하다. 국가별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일반인이 웹3.0 개념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과정도 중요할 것이다.
“가장 먼저 일반인에게 친숙한 앱이 출시돼야 한다. 웹3.0 대중화에도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금융 분야는 웹3.0 유행을 이끌 열쇠다. 아쉽게도 아직 수수료 문제 등 때문에 인기 있는 웹3.0 기반 결제 앱이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제, 디파이와 게임 분야의 웹3.0 기반 앱이 추가되기를 희망한다.”

인도의 블록체인 잠재 역량을 평가한다면.
“인도인 개발자만 모아 나라를 세워도 전 세계에서 인구 50위권은 차지한다(웃음). 인도 개발자들은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탁월하다. 전 세계 투자시장도 폴리곤 이후 인도의 잠재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해 기꺼이 투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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