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화들짝 놀라는 ‘수면 놀람증’…도대체 왜 나타날까?

안세진 2024. 1.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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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누군가 잡아당기는 느낌이나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잠에서 깰 때가 있다. 특히 대중교통이나 도서관 등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깐 졸 때 이러한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를 ‘수면 놀람증’이라고 한다.

대중교통 등 편히 잠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면 놀람증이 흔히 발생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다가 몸 경련에 깜짝…숙면 취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흔해
수면 놀람증은 수면 중 몸이 경직되면서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말한다. 수면 상태에 들어가기 전, 우리 몸은 △심박수 저하 △체온 저하 △근육 이완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수면은 크게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단계로 구분되는데, 비렘수면 단계는 얕은 잠을 자는 1~2단계, 뇌파가 느려지면서 깊은 수면에 접어드는 3~4단계로 구분된다. 이후 5단계인 렘수면 단계로 돌아오는 것을 90~120분 간격으로 반복하게 된다. 수면 놀람증은 1~2단계의 얕은 수면 상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한다.

특히 불편한 자세에서 잠들면 얕은 수면 상태에 빠지기 쉽다. 뇌는 이미 수면 상태이지만 근육은 계속해서 수축된 상태를 유지한다. 이처럼 몸이 편안하게 이완되지 못하면서 수면 놀람증이 발생하게 된다. 수면 놀람증의 정식 의학 명칭은 수면 근대성 경련(Hypnic Myoclonia)이다. 몸의 근육에서 경련이 일어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각성 상태로 전환되면서 심박수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팔다리를 중심으로 쥐가 나기도 하고, 거친 호흡이나 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은 “수면 놀람증은 피로가 극심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난다”며 “피로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몸이 긴장 상태를 유지한 상태로 수면에 빠지게 되고, 근육 이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잠들기 전 격한 운동을 하거나 커피, 술 등을 마셔 몸이 각성 상태를 유지할 경우, 약물의 부작용을 겪는 경우에도 수면 놀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 놀람증은 몸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한 종류가 아닌 만큼, 특별한 위험성은 없다. 그러나 심하게 지속되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면 놀람증의 발병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수면 놀람증이 반복된다면 다른 신경계 질환이나 수면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의심 가능한 신경계 질환으로는 △다리에 이상 감각이 느껴지는 하지불안증후군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반복적인 발작이 나타나는 뇌전증 △수면 중 팔다리를 움찔거리는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이 있다. 또한 수면 중 무호흡이나 발작,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수면 놀람증과 함께 나타난다면 별도의 질환을 의심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수면의 질 개선하면 수면 놀람증 증상 완화 가능
수면 놀람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면의 질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실내 온도를 18~22도 사이로 쾌적하게 맞추고,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정하고, 편안한 자세로 수면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앉아서 잠들게 되면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아 수면 중에도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최대한 깊숙이 앉은 상태에서 등받이에 편하게 기대고,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10~15분 내외로 짧게 자는 것이 좋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자거나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 주변의 뼈와 근육에 부담을 주고 혈액 순환에도 방해를 줄 수 있어 좋지 않다. 매트리스와 베개 등을 몸에 맞는 것으로 교체하는 것으로도 편안한 수면 자세를 만들 수 있다. 똑바로 누워서 잘 때는 6~8cm 높이, 옆으로 누워서 잘 때는 10~12cm 정도의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면 목의 근육이 적절하게 이완된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 주면 편안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 목 측면의 근육을 푸는 사각근 스트레칭, 어깨 근육을 늘려 주는 견갑거근 스트레칭, 팔과 허리 근육을 이완시키는 옆구리 스트레칭 등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한편 잠들기 2~3시간 전부터는 심박수를 과도하게 올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 근육 긴장을 유도하는 근력 운동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수면에 방해되는 빛은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좋다. 침대나 침실 주변에 빛이 있으면 몸이 아직 활동을 하는 중이라고 인식하면서 근육이 경직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분비도 억제되기 때문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전우현 원장 (감꽃요양병원 신경과 전문의)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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