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人문화] MC·강연·기고까지 `팔방미인`… "이제 저만의 역량 쌓인것 같아 보람"

박은희 2024. 1. 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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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 홍보 담당…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책임
울산MBC 아나운서 출신… 각종 사회공헌콘서트·국제콩쿠르 사회보기도
글쓰기 좋아해 매일 딸에게 편지… "클래식·미술관 운영 재단 홍보하고파"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홍보담당 책임이 롯데콘서트홀 로비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제공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홍보담당 책임이 롯데콘서트홀 로비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제공
이미란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홍보담당 책임이 롯데콘서트홀 로비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제공

"홍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통찰력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아이디어를 드리고 싶어요."

롯데콘서트홀의 홍보 담당자인 이미란(46·사진) 롯데문화재단 사업지원파트 홍보담당 책임은 언론홍보뿐 아니라 사내 행사 진행과 강연, 외부 기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롯데콘서트홀을 알리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2016년 1500억원을 투자해 건립한 롯데콘서트홀은 8년간 한국 클래식의 질적·양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중추 역할을 해왔다. 예술의전당에 이어 서울에 두 번째로 문을 연 클래식 콘서트홀로, 국내 클래식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1년에 올리는 기획공연만 70여개인데, 이 책임은 롯데콘서트홀의 개관공연부터 지난해 마지막 공연까지 연대순으로 기억하고 있다. 자료를 쓰고 공연을 본 뒤 모니터까지 꼼꼼히 하기에 모든 공연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이 책임은 혼자서 많은 일들을 소화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홍보의 기초적인 업무부터 큰 그림을 보는 것까지 이제 저만의 역량이 쌓인것 같아 익숙하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MBC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공연 홍보와 함께 각종 사회공헌 콘서트 등의 진행을 맡았고, 지난 9월에는 제2회 한국 국제오르간콩쿠르 시상식의 사회를 보기도 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무대에서 진행자로서 영어를 쓰는 건 처음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이 책임은 "시상 순서를 고려해 대본을 쓰고, 시상식 영상을 많이 찾아보며 톤을 익히려고 연습했다"며 "영어 표현과 억양은 아리랑TV 뉴스의 앵커 멘트와 기자 리포팅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를 해 매끄럽게 진행한 그는 전문 MC와 다름없었다.

얼핏 보면 방송사 아나운서에서 기업 홍보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임에겐 모두 클래식 음악을 향한 관심으로 관통한다. 고등학교 방송반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클래식 음악을 선곡·방송한 게 그 관심의 시작이었다. 이후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기도 했고,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다.

울산MBC에서 일하는 동안 지역의 문화현장 취재와 아티스트 인터뷰 등을 하면서 더 깊게 알고 싶어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에서 다양한 공연을 경험했다. 육아를 위해 시간제로 아나운서·승무원 아카데미 강사를 하고 있을 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공연기획사 빈체로가 공연·클래스 진행을 의뢰해 그 일을 병행했다.

이 책임은 공교롭게 명동예술극장 재개관과 롯데콘서트홀 개관을 함께 해 홍보 노하우가 남다르다. "특정 공연장이 문을 열 때 두 번이나 홍보를 맡아서 해본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예요. 연극과 클래식 홍보의 매뉴얼이나 방법, 특징, 차이점 등을 명확하게 알고 있어 일하는 데 도움이 되죠. 물론 공공기관과 대기업 홍보의 다른 점을 경험한 것도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 좋아요."

그는 "홍보란 게 존재하는 것 이상 넘어설 수 없고, 지어내지도 못하는 일"이라며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자세로 당연시되는 일도 더 꼼꼼하고 부족함 없이 해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임은 매일 아침 딸에게 써주는 쪽지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자들에게도 건넸다.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됐다가 겨우 첫 저녁공연을 하게 된 시점 감회가 새로워 손글씨로 글을 썼고, 요즘도 기자간담회나 공연장에서 만나는 기자들에게 직접 쓴 카드를 전하고 있다.

"뭔가를 쓴다는 건 그 순간 딱 그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행위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을 담아 쓰기 시작했어요. 똑같은 내용이라도 쓰는 동안 온전히 그 사람한테 에너지를 쏟게 돼 받는 분들도 진심을 알아주시더라고요."

이 책임은 평소 글쓰기를 좋아해 아이디어가 있을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해왔는데, 몇 년 전부턴 일부 언론사에 기고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인재개발원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 토론하는 수업의 클래식 과정 모더레이터(진행자)로 활동했다. 올해 2기도 이 책임이 맡기로 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하는 개별 공연은 잘 소개되고 있지만, 롯데문화재단이 국내 대기업 문화재단 가운데 클래식 전용홀과 미술관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라는 상징성은 아직 부각되지 못한 것 같아요. 향후에는 콘서트홀의 개별 활동뿐 아니라 문화재단 전체의 가치를 알리는 홍보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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