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상근직 정착 위한 정주여건 마련돼야" [연중기획-소멸위기 대한민국, 미래전략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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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안 해도 좋으니 얼른 본사를 떠났으면 싶어요."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공기업 본사 근무 직원인 김승용(가명·29)씨는 "2년 전 본사로 인사 발령받을 당시 직원들이 왜 그토록 가기 싫어했는지를 지금에서야 실감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입사 5년 차인 김씨는 경남 김해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다가 2년 전 본사 발령 이후 나주에서 2년째 홀로 원룸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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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공기업 본사 근무자
“승진 안 해도 좋으니 얼른 본사를 떠났으면 싶어요.”
고향이 나주 일대인 직원들을 제외하면 직원 모두가 이곳을 잠시 거쳐가는 곳이지 평생 살 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게 김씨 전언이다. 2014년 조성된 나주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포함해 16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다. 김씨처럼 ‘나홀로’ 내려와 근무하는 직원들은 절반 가까이 된다. 이곳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정도 근무하다가 다른 지사로 발령받는 것을 바란다.
지역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불편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말에 모처럼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교통수단은 관광버스다. 혁신도시 일대에는 금요일 오후만 되면 관광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김씨는 “혁신도시에서 김해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려면 광주까지 나가야 한다”며 “관광버스가 오후 4시 출발하기 때문에 연차까지 낼 정도”라고 전했다.
김씨의 거의 유일한 즐거움은 퇴근 이후 직장 동호회원들과 같이 운동을 하거나 인근 목포나 해남, 여수 등지로 여행을 가는 것이다. 그는 “인사철마다 지사로 발령이 나기를 기다리는 현 상황은 분명 정상적이진 않다”며 “혁신도시 상근 직원들이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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