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새해, 산에 오르다

한동훈 기자 2024. 1. 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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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은 걷기로 시작된다.

20년째 이어온 주말 산행도 중요한 일과다.

금년 새해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청계산을 찾았다.

새해 첫날 산행에서 나 또한 그 '첫 마음'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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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명소 LX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서울경제]

나의 아침은 걷기로 시작된다. 직장이 있는 전주 사택 바로 앞에 공원이 있다. 10여 바퀴를 돌다 보면 어느새 땀도 나고 마음도 상쾌해진다. 지난해 11월부터 LX한국국토정보공사와 인연을 맺고 전주로 내려오면서 걷기가 일상이 되고 있다. 이따금 찾는 전주 천변을 걷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하얗게 나풀거리는 억새와 청량한 물소리, 이름 모를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과의 조우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른 아침 자동차에 몸을 싣고 이동하는 사람과 바람결을 느끼며 시작하는 사람의 하루는 결코 같을 수 없을 것이다.

20년째 이어온 주말 산행도 중요한 일과다. 이름 난 명산을 찾기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과 관악산을 자주 찾는다. 금년 새해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청계산을 찾았다. 청계산은 비교적 능선이 완만한 편인데도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어서 등산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겨울 산행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가 오를 길을 선택해 묵묵히 걷는 것, 나의 보폭을 알고 조심히 살피는 것이 관건이다.

산행의 묘미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광에도 있다. 산길을 따라 힘겹게 오르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고 가끔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답도 찾게 된다. 정상을 의식하지 않으면 조급증은 사라지고 오르는 과정이 즐겁다. 이렇듯 산행은 삶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LX공사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마음이 바빴다. 30여 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새롭게 몸담게 된 LX공사가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측량 수요 감소 등으로 상당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했다. 직원들에게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는데 현장에서 답을 구하는 왕도는 발품을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비상경영혁신위를 발족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전국에 있는 지역 본부를 돌며 위기 극복에 뜻을 모으고 경영 혁신안을 경청했다. 이렇게 해야만 직원들에게 정확한 주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토교통부 차관 재직 때도 화물연대 파업, 열차 탈선 사고 수습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고 발품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나는 경영 혁신이 업의 본질에 충실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결국 경영 혁신의 성패는 혁신 역량의 확보와 관리에 있다. 혁신에 대한 저항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래서 경영진의 자기 반성과 솔선수범, 미래에 대한 비전, 온전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은 ‘업’의 본질에 충실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진심을 다하는 열정과 간절함이 뒤따라야 한다. 다이소를 매출 3조 원의 회사로 키워낸 박정부 회장은 늘 고객이 두렵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해왔다고 한다. ‘국민 브랜드’가 되기 위해 초심을 다잡고 열정적으로, 간절하게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산행에서 나 또한 그 ‘첫 마음’을 되새겨본다. 처음은 늘 생소하지만 그 첫 마음이 뭉쳐져서 단단한 꿈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갑진년(甲辰年)에는 누구나 그런 꿈 하나 품고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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