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영국통신] 영국인들이 겨울 나는 알짜 비법

2024. 1.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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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거주해본 적이 없다면 한국 난방 시스템의 우수함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제품은 도자기로 만든 것이었는데, 두꺼운 점토를 1300도에서 굽는 과정에서 내열성을 지닌 동시에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

끓인 물과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1만~2만원가량의 고무주머니만 있다면 영국인들은 차가운 겨울밤을 보내는 것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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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선 방마다 바닥난방 안돼
전기요 쓰면 에너지요금 폭탄
대안으로 떠오른 '핫워터보틀'
고무용기에 뜨거운 물 담아
이불 속에 넣어 보온 유지
피지에스코리아주식회사

해외에 거주해본 적이 없다면 한국 난방 시스템의 우수함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인들에게는 모든 방마다 바닥 난방이 되는 한국의 가정집이 놀랍기만 하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특히 영국의 경우는 추운 겨울 동안 오롯이 라디에이터에 의지해야 한다.

라디에이터의 단점은 침대가 바로 옆에 붙어 있지 않는 한 온기를 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공기질을 우려한다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다. 그래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이불이 두려운 영국인들은 전기요를 많이 사용하는데,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미 작년에 에너지요금이 평균 50% 이상 상승했다고 하니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절묘한 구원책은 바로 핫워터보틀이다. 핫워터보틀은 말 그대로 뜨거운 물을 담은 고무용기다. 그 유래는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사람들은 뜨거운 물이 담긴 냄비를 침대에 넣어뒀다가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빼냈다. 그러다 산업혁명 때부터 난방을 목적으로 핫워터보틀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

초창기 핫워터보틀은 유리, 합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제품은 도자기로 만든 것이었는데, 두꺼운 점토를 1300도에서 굽는 과정에서 내열성을 지닌 동시에 지나치게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 피부가 델 것같이 뜨겁고 커다란 도자기 병과 함께 잠자리에 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히트 텐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워진 형태의 핫워터보틀이 개발되기도 했으나 오랜 인기를 누리지 못했고, 잠을 잘 때도 물이 쏟아질 걱정이 없는, 입구를 잠글 수 있는 형태의 둥근 형태가 인기를 끌게 됐다.

핫워터보틀 역사에서 가장 큰 혁신은 고무를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1880년대 말에 이뤄졌고, 1903년 마침내 모든 핫워터보틀에 영감을 주게 될 디자인이 탄생한다. 그 후로 마개 부분이 보완되고 내열성이 추가되는 등 발전을 거듭했지만 납작한 기본 형태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뜨거운 물이 가득 찬 고무주머니를 침대에 두면 여러 위험 요소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상상이 가능하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핫워터보틀에 대한 국가표준규격을 만들기에 이른다. 1970년대 영국표준규격협회에서는 핫워터보틀의 표준규격을 처음으로 발표했고, 2012년에 개정했다.

한국인들에게는 석기시대 유물처럼 느껴질 핫워터보틀의 끊임없는 인기는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끓인 물과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1만~2만원가량의 고무주머니만 있다면 영국인들은 차가운 겨울밤을 보내는 것이 두렵지 않다. 아마도 이 고무 용기는 들리는 것만큼 우스운 물건은 아닌 듯싶다.

[팀 알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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