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위기설 있지만···팬덤층 늘고 문화외교 기여"
세계 7000여개 팬클럽 철저 관리
한류스타 상품 판매·관광객도 유치
작년 2300억 매출 90%가 수출
영화·드라마·음식 등과 상승효과
위기론 넘어서 한류 지속하는 관건
한중일 문화교류 시장 확대도 방법
“중장기적으로 K팝 등 한류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우려도 있지만 해외 팬들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도 K팝 인기가 이어지는 등 K팝이 세계적으로 문화 외교에 기여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글로벌 K팝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인 케이타운포유(Ktown4u)의 송효민(49) 대표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저희의 세계 음반 판매량이나 K팝 팬클럽 확대 추이를 보면 K팝 팬층이 두터워지고 확산하는 것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작자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3월 ‘K팝 위기론’을 제기하고 일본 등 해외 K팝 팬 중에서도 피로감을 제기하는 상황이지만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세계 243개국의 케이타운포유 가입자 700만 명을 비롯해 7000여 개의 K팝 팬클럽도 관리하며 지난해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90%가 수출 실적이다. K팝 신곡 음반과 기념품을 충분히 준비했다가 곧바로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스페인어 등 6개 언어로 서비스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한영외고와 고려대 중문학과에서 닦은 영어·중국어 구사 능력과 첫 번째 창업 경험(DVD천국)을 살린 게 도움이 됐다. 지난해 포장 공정을 자동화해 기존 포장에 비해 부피와 무게를 40%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해 효과를 봤다. 그는 “현재 세계 음반 시장에서 차지하는 K팝 비중이 2%가량인데 약 2억 명의 K팝 팬들이 케이타운포유를 통해 온라인 주문을 한다”며 “사전에 팬클럽별로 취향 조사를 하고 대규모 주문이 밀려 와도 조기에 대응하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단일 회사로는 K팝 음반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류 스타를 활용한 화장품·굿즈·의류·책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상승효과를 내는 추세다.
그는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해외 K팝 팬들을 대거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해 지난해 5월 삼성동 무역센터 아티움에 국내 최대 K팝 문화 복합 시설인 ‘케타포코엑스’를 구축했다. 대규모 K팝 매장과 전시장은 물론 해외 팬을 비롯해 남녀노소가 노래와 춤을 배운 뒤 직접 자신이 공연하는 장면도 녹화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팬들이 한류 스타를 소재로 재미있게 공간을 꾸미는 경험도 할 수 있다. 특히 무역센터의 명소인 별마당도서관 근처를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카드 소비액의 1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케타포코엑스로의 외국인 유입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K팝 팬들이 왔을 때 케타포코엑스에서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한류 스타들이 찾았던 식당을 안내하거나 화장법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관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죠.” 이를 통해 내가 돈을 내고 스타가 원하는 것을 하는 팬덤 현상을 더 공고히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송 대표는 ‘전체 K팝 산업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우선 “방 의장이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등의 점유율 감소와 2020년부터 음반 수출 성장률 하락을 들며 위기의식을 공론화한 것은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BTS 외에도 블랙핑크 등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고 유망주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며 “음원 소비가 2019년 정점을 찍고 하향세이나 팬들 간 경쟁이 붙는 앨범 소비는 급상승 중”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 결국 K팝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면서 K영화·드라마·음식 등과 같이 상승효과를 내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1990년대까지 인기를 끌다가 쇠락한 홍콩 영화와 일본 만화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송 대표는 “일본 J팝과 중국 C팝도 각각 새로운 시도를 하고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함께 아시아팝의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K팝을 통해 한중 문화 교류 확대 등 민간 차원에서 문화 외교 확산으로 이어지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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