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리전 양상… 양안 관계에 영향 미치나 [2024 신년기획-세계 리더십 변화]
中, 반중 성향 후보 당선 저지 총력
각종 수단 동원해 개입 ‘막판 변수’
미·중 갈등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변화 등에 어떤 영향을 부를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반중·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 관계는 한층 불안해질 것으로 보이며, 친중 성향으로 분류되는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당선 시엔 중국과의 직접 대화와 교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경우 대만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선거는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중국 측의 마음이 더 급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반중·독립 성향의 라이 후보 당선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미국은 반드시 라이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라이 후보의 강한 독립 성향에 양안 간 현상 유지를 원하는 미국이 불편해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에 민진당 측은 “국제사회는 현상 유지를 가장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현상 유지를 지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중국은 또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발표하고 경제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만은 중국 당국이 대선 직전까지 무역장벽 조사를 벌이려는 것이 선거 개입을 노린 경제적 압박 조치라고 비난해왔다. 경제적인 압력을 통해 집권 민진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꾀함으로써 대만 총통 선거를 중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메이리다오 전자보는 논평을 통해 “이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3파전이지만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며 “유권자들은 정치인과 정당이 자리와 자원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느낄 뿐 이들에게 관심이 없고 ‘세 개의 썩은 사과’ 중 어떤 것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누가 더 많은 지지자를 붙잡아 그들이 ‘마지못해’ 투표장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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