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 늘 때, 물가는 3배 이상 올라.. 먹거리 상승세 6배 육박 “이러니 힘들 수 밖에”
물가 상승 가팔라.. 가공식품 6%대↑
외식물가 품목 92%, 물가상승률 초과
농산물 오름세 계속.. 앞으로도 불안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물가 충격 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 소득이 1%대 올랐지만, 물가는 3배 수준, 먹거리는 6배 수준으로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개인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장 분담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성 지출을 뺀 것을 말합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저소득층일 수록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낮아 적게는 1%에도 못 미쳤습니다. 치솟는 물가 충격이 취약계층에게는 더 타격을 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오름세를 이어가는 농산물 가격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사과, 배 등 주요 과일 가격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은 평균 393만 1,000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4분기 소득 산정이 남았지만, 지난해 연간 증가율이 1~3분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물가 상승세는 가팔랐습니다. 특히나 대표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8%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 거의 2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소득이 1.2% 늘 때, 물가는 3배로 올랐고 그 물가 상승률을 먹거리 상승세가 뛰어넘어버린 셈입니다. 소득 수준이 먹거리 오름세를 따라잡기가 벅찰 수 밖에 없습니다.
외식 물가 상승률도 6.0%로, 이들 가공과 외식 등 먹거리 물가 부담이 다른 품목에 비해 그만큼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외식 물가는 2013년부터 11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습니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6.0%)은 전년(7.7%)보다 소폭 둔화했지만 2022년을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외식 물가를 구성하는 세부 품목 39개 중 36개, 즉 92%가 전체 물가 상승률(3.6%)을 웃돌았습니다. 품목 가운데 피자가 11.2%로 가장 상승 폭이 컸습니다. 이어 햄버거(9.8%), 김밥(8.6%), 라면(외식)(8.0%), 오리고기(외식)(8.0%), 떡볶이(8.0%), 돈가스(7.7%), 삼계탕(7.5%), 소주(외식)(7.3%)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자장면(7.2%), 비빔밥(7.2%), 해장국(7.1%), 맥주(외식)(6.9%), 구내식당 식사비(6.9%), 냉면(6.9%), 김치찌개 백반(6.4%), 칼국수(6.1%), 설렁탕(6.0%) 등 주요 외식 품목도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가공식품 내 세부 품목 73개 중에선 57개, 80% 가까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넘어섰습니다. 드레싱(25.8%)이 가장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이어 잼(21.9%), 치즈(19.5%), 맛살(18.7%), 어묵(17.3%) 등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설탕(14.1%)과 소금(13.0%), 커피(12.6%), 아이스크림(10.8%), 우유(9.9%), 빵(9.5%), 생수(9.4%), 두유(9.3%), 라면(7.7%)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품목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을 밑돌았지만, 과실 상승률은 9.6%로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습니다.
‘금(金)사과’로 불릴 만큼 사과가 24.2%로 가장 높았고, 귤(19.1%), 복숭아(11.7%), 파인애플(11.5%), 딸기(11.1%), 참외(10.5%) 등 순으로 높았습니다.
더구나 이들 과일들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사과, 배 등 주요 과일들이 대상으로, 이미 전년 대비 높게는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가운데 설 명절 변수가 맞물리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채소는 생강(80.2%)과 당근(29.0%), 파(18.1%), 양파(15.5%), 오이(13.7%), 부추(13.5%), 상추(9.5%) 등의 부담이 큰 편으로, 특히나 요즘 들어선 대파 가격 등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9일 기준 대파 소매가격은 1㎏에 5,23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3.8% 오른 상태이기도 합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최근 한파, 폭설 등으로 인해 전남 지역에서 출하량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이, 호박, 풋고추 등도 기상 여건 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먹거리 물가 상승률에 비해 소득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데다, 특히 저소득층일 수록 먹거리로 인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출 등에 쓸 가처분소득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입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소득 하위 20%(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90만 4,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2분위도 220만 3,000원으로 0.3% 증가한 반면 3분위(1.7%), 4분위(2.1%), 5분위(0.8%)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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